여자는 두 번 떠난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그러니까 말이다. 여자가 떠나는 것은 연애라는 그 전초 작업이랄까가 필요한 것인데 한번도 연애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는 유랑인으로서는 저 밑도 끝도 없는 나라카같은 - 나라카는 나락이라고도 하는데 무간지옥이라고도 불려지는 것으로 안다 - 헤어짐이 당황스러울 뿐이기는 하다. 저 생뚱맞은 헤어짐은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시작해 보자 먼지와 같은 열 한가지의 이별 혹은 떠나보냄에 대한 이야기란다.

 

『여자는 두 번 떠난다』는 저기 섬나라 요시다 슈이치 씨가 쓴 글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말은 이미 『퍼레이드』라던지 『동경만경』이라던지 『악인』을 통해서 유랑인이 사는 지방에도 전해지기는 했다. 그의 말이 그저 번드르한 햄버거- 햄버거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크기는 큰 것 가은데 공복감을달래줄 만큼은 아니다. - 같지는 않았고 값싼 비유로 말해보자면 쓰시같았던 문장들과 의미들을 풀어내어 놓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리 풍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니 책이라는 것을 꾸며 세상에 나왔을 때는 책이기 때문에 팔리는 것이 아니라 요시다 슈이치가 썼기 때문에 팔리는 기이한 현상을 이끌어내는데 혹자들은 이런 것들을 말하는 자의 브렌드 네임 효과라고 한다고 들었다.

 

이야기가 열 한개가 되니 천일야화가 아니라 십일야화가 될 것 같아보이지는 않아보이지만 이야기를 꾸며 나왔으니 이야기해보는 것도 심심한데 시간을 보내는 심심파적은 될터라 떡본김에 제사 지내려고 한다고들 하는데 유랑인도 따라 해볼 생각이다.

 

열 한 명의 떠남에 대한 기록이라고 보아지는데 말이다. 연애 혹은 남녀간의 사랑 혹은 원나잇스텐드 - 우리고장 말로 역해본다면 하룻밤 살뽀뽀쯤 되려나 모를 일이다. -의 기간을 거친 연인이었던 이들이 헤어지는 이야기인데 말이다. 초등학교 때 분광기 - 뭐 어떤 이들은 스펙트럼이라고들 한다고 하는데 - 에 햇살 한 가닥 통과 시켜보면 한 가닥이라고 알려져 왔던 것이 자외선 적외선 가시광선으로 다시 가시광선의 몇 가지 색으로 분리된다. 그러니 하나인 것이었는데 그 하나는 여럿을 한 몸에 사려 넣어 두고 있다는 말이란 것이다. 다시 바꾸어 말하면 이별은 이별이되 다른 이별이라는 이야기다. 매번 옷을 바꿔 입는 마네킨이는 비유를 써먹어도 되는 자리라면 좋겠다.

 

이 헤어짐 혹은 이별의 순간에 이상한 것은 남자가 떠나는 일은 없다는 것인데 모두 여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라진다. 사라짐은 곧 헤어짐으로 치닫는다. 예의 저 두번 떠난다는 말을 탐색할 이유가 생기는데 『여자는 두 번 떠난다』 가만히 풀어 보면 여자는 두 번 남자에게서 떠나야 완전히 잊혀진다는 말이 되는 것도 같은데 한 번은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이고 또 한 번은 마음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고쳐보기로 한다면 <남자는 여자를 두 번 떠나보낸다>정도로 고쳐 볼 수 있을게다. 지독한 종자가 아닌가 남정네들이란 말이다. 두 번의 상징적 죽음에 이르러서야 별것 아닌 이별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말은 꼭 해두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또 뭣이더라 저기 섬나라 작가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에 맛들여진 사람드리라면 말이지 이야기가 재미는 있을 듯한데 이제까지의 요시다 슈이치를 생각한 사람들은 심한 배신감을 불러일으켜 '한 입에 넣어 부셔버리거야' 라고 심은하의 그 대사를 남발할 것도 가아보여 걱정이 되기는 한다.또 덧붙여 말하지면 너무 많은 상황을 설정하고 짧게 짧게 쓰느라고 요시다 슈이치가 장편에서 보여주었던 나름대로의 깊은 생각들을 다 드러내지 못하기에 이르렀다고 본다. 요시다 슈이치는 단문의 작가가 아니라 장문의 작가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인데 , 사실 이미 읽어본 바대로라면 한 번은 실수요 두 번은 사실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다음 작품이 어떤 형태로 나올지 기대 반 우려 반이기는하다. 모른다. 이러다간 요시다 슈이치가 확보했던 단골도 두번 떠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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