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후마니타스를 알게 된 것 『법률사무소 김 앤 장』이라는 책 때문이었는데 , 그 책이 출간될 때 한창 삼성문제가 시끄러웠고 삼성 뒤에 버티고 있는 법기술자집단이 회자 되었었다. 그 전에도 암암리에 알고는 있었지만 법이 없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제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고 법이 정의를 지키는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돈을 버는 자본주의 논리와 함께 할 때의 비참함을 맛보기에 적당했다.

 

이후 두 번 째로 후마니타스 표 책을 만나는데 손낙구 씨의 『부동산 계급사회』이다. 『법률사무소  김 앤 장』의 저자들도 생소했지만 손낙구 씨 역시 생소하기는 마찬가진데 심상정이라는 국회위원 보좌관을 했었고 , 노동운동가라고 설명되어있는 프로필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계급'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그리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외관상 계급주의가 타파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계급은 태생적으로 획득되는 것만 없어졌다. 암암리에 사람들의 인식 속에 계급이 생성되는데 눈에 보이는 벽은 부셔버리기라도 하지만 인식 속에 자생한 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부동산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면 토지 및 정착물이다. 다른 말로 하면 땅과 건물이 부동산이다. 이것을 얼마나 소유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계급이 달라진다. 슬픈 현실이다. 사람됨으로 인해서 사람이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물질과 그 환산가치로 나눠진다. 인성이 사라지고 수성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아가는 인간은 슬프다.

 

『부동산 계급사회』에서는 문제를 확인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동산이 무엇이 문제이고 , 부동산이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부동산 소유가 인간의 삶의 질을 어떻게 흔들어 놓는가와 부동산이 빈곤의 문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 나라의 땅은 누가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핀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문제 제시와 상황을 살피는데 많이 이용된 것이 통계수치이다. 이 책은 어쩌면 통계 자료의 보고이며 부동산에 대한 보고서이다.

 

각 장마다 해당되는 문제를 통계와 자료를 통해서 입증하고 수치화해서 읽는 사람의 머리 속에서 추상적으로 떠돌던 것들을 잡아서 고착화 시키고 실물화 시킨다. 어마어마한 숫자들이 책 속에 내려앉아서 그 첨예한 비극성을 적나라하게 살핀다.

 

부동산은 한국 경제의 기괴함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먹고 살아야했던 시절 건설 경기만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었던 시절 국가적 건설사업의 붐으로 부동산 시세의 급등이 일어난다. 사실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부동산 시세는 완전한 하락이란 말을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부동산은 한정되어있어 그 값이 오른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소유하고 자본의 증식도구로 사용되고 부동산을 이윤 사업의 가장 큰 틀로 보는 재벌들의 획책이 그 뒤에 있다.

 

부동산은 당연히 소유의 문제가 되고 소유는 빈곤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빈곤의 차이를 나태는 줄 수 있는 지표가 부동산의 소유이고 이런 부동산의 소유는 당대에도 유효하지만 후대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그 지위는 세습된다. 이제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이제 용은 거대한 강에서나 거대한 바다에서나 승천한다. 용나는 곳에서 용은 난다. 어쩌면 이러한 것은 신계급 사회를 확정짓는다. 유동성이 사라진 사회는 암울하다.

 

『부동산 계급 사회』에서는 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간단한 퀴즈를 제시하고 그 답을 알려준다. 각장의 마지막에는 그 장의 주요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결국 이 책을 확 줄이려면 A4  두 장 정도에 간추릴 수 있다. 각 장의 내용은 간추린 문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독법이지만 거꾸로 읽기를 제안해보는데 간추린 문장을 먼저 읽고 거기에 상응하는 논리적 수치 제시된 문장들을 읽으면 정리에 도움이 더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한국의 부동산은 또 한번 꿈틀거리고 있다. 그 꿈틀거림은 서민층을 파괴하고 빈곤층을 양산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러한 것을 개인이 바꿀 수는 없다. 개인의 각성이 모이고 모여서 단체가 되고 단체가 대표성을가지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이 집단화되고 생명력을 얻으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런한 것은 국가 조직이 개입을 해서 안정되고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은데 요즘 들리는 뉴스로는 억제하고 안정된 삶을 이끌어야 할 국가가 부동산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는 듯하다. 슬픈 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