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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작가정신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장미의 이름>을 통해서 그가 번역가라는 것을 알았고 <두물머리>를 통해서 그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를 통해서 그가 신화학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이윤기의 신화를 말하는 또다른 책 <이윤기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났다.
토마스 볼핀치가 이야기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는 사람의 시선에 맞게 해설하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시리즈가 스토리에 중점을 둔 통시적인 이야기의 해설서라면 <이윤기 ,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라는 이야기가 가지고있는 상징성에 무게의 중심을 좀 더 두고 있는 것 같다.
책의 처음에 보면 이윤기의 옅은 사진 위에 '나는 문화 현상에서 신화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흔적을 거슬러 올라가 신들과 만나는 공부를 '신화 꺼꾸로 읽기' 혹은 '역류의 신화학'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라고 선언한다. 이 책은 '역류의 신화학'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에서 신화의 변형된 흔적을 찾고 그 원형의 신화를 이야기해보고 문화의 원형을 찾는 작업이다.
서울에서 헤라클레스와 연관된 '풍요의 뿔'의 상징을 찾아내기도 하고 금강역사가 왜 사자머리를 뒤집어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 원류를 찾아가기도 하고 부정적 이미지의 뱀의 원류를 찾아보기도 하고 신들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재차확인하게 되는 것은 신화는 상징으로 점혈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신화란 알레고리(우화)이며 신화 쓰기란 원래 같은 것을다르게 말하기이며 시노하는 여느 방식과 다르게 한 이야기이며 이러한 말하기와 쓰기에서 상징이 사용되었고 발전되면서 이야기의 이면 속으로 숨어들었고 현대의 사람들은 그 이면의 의미를 찾아 상징의 기호들을 해독하듯이 신화를 읽는 것이다.
이 책의 곳곳에는 그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그림또한 재미있다. 신화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림의 곳곳에 등장인물의 상징들을 숨겨놓았다.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것도 그림을 보는 재미인데 예를 들면 이렇다. 겉모습이야 어떻든 남자 옆에 독수리가 있으며 그 신은 제우스이고 , 여인네 옆에 공작새나 공작새의 깃털이 있으면 그 여신은 헤라가 된다. 그림에서 이런것들을 도상학이라고 한다고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윤기가 말하기 어트리뷰트라는 용어를 쓴다고 한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나타나는 어트리뷰트를 알면 글미이나 조각을 보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