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끽연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8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약 오년 전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해비 스모커였다. 모든 플라스틱 패트병은 물통이 아니라 목이 댕강잘려 구더기가 넘쳐나는 것처럼 담배꽁초가 넘쳐나는 것을 당연히 생각했으며 공원이나 야외에 공공시설로 설치해 놓은 휴지통을 오로지 담배재떨이로 사용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혐연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금연이 봄바람처럼 와싸는 것에 감사한다. 그러니 대표작 <최후의 끽연자>라는 제목에 약간의 흥미가 동하는 것이다. 금연을 하고 있으나 예전을 추억하는 단어를 만난 샘이라고 할까?

 

오랫만에 소설을 읽었고 게중에 일본 소설을 읽은 것 같다. 최근에 개인적인 방침이겠지만 번역문학을 조금 멀리하려고 했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먹는 간식처럼 소설을 읽기에는 일본 소설만한 것도 없지 않나싶다. 통통튀는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포장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책에 시선이 갔던 것은 장편 소설이 아니라 단편들을 여럿 모은 단편집이라는 것이었다. 어정쩡한 장편보다는 깔끔한 단편들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더 많으니 말이다.

 

<최후의 끽연자>는  표제작 <최후의 끽연자>를 비롯해서 <급류> <노경의 타잔> <혹천제> <야마자키> <상실의 날 > <평행세계> <망엔원녁의 럭비>로 채워졌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싶지만 궁금하면 사서 읽어보시면 될테니까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넘어가기로 해보자 살짝 찝어주는 정도로만 넘어가보기로 한다.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급류> ,상황이 만드는 처절한 웃음을 보여준 < 최후의 끽연자> -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끽연이라는 말은 흡연이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 타잔이라는 정의의 이미지가 어떻게 전복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노경의 타잔> 어떻게 보면 심각한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낸 <상실의 시간>등은 참신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사람의 존재가 하나가 아니라는 가정을 보여준 <평행세계> 그리고 <야마자키>라던지 <망엔 원녀의 럭비>의 경우 역사와 픽션이 팩션이 된느 것이 아니라 현대와 어떻게 만나는짇를 볼 수 있어서 매우 기발한 착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살짝 언급하고 나니 모든 것을 말해버린 느낌이다.

 

츠츠이의 작품은 일단은 실실거리면서 웃거나 키득거리면서 웃을 수 있는 글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단지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재미만 추구했다면 츠츠이 마니아를 생산할 수 없었을테니까 츠츠이의 글에는 흔히 블랙유머라고 하는 것이 있긴 한 모양이다. 왠지 웃고 있어도 웃는게 웃는게 아닌 씁습한 기분을 나도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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