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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가족 세이타로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알콜 중독자 아버지 , 고등학교 때 출산을 한 누나 , 중학교 이후 학교를 다니지 않는 형 . 어머니 그리고 정신 지체아인 나가 모여서 가족을 형태를 이루었지만 가족이라는 것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이었다. 그 불안전한 가족이 완벽하게 소통하고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드러내는 때는 역설적이게도 다른 사람들의 가족 역할을 대행해주는 그 시간 3시간뿐이다. 그래서 나는 가족을 대신해주고 돈을 받는 대행가족의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가족은 붕괴되었다. 단절되어 소통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서 진행된다. 천반부는 대행가족을 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이고 후반부는 유랑극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전반부에서는 대행가족의 역할을 하지만 자신들의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일을 저질러 버리는 에피소드들이 나열된다. 전반부는 웃으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광대의 모습과 같아 보인다. 후반부는 이제 연극에서 클라이막스를 향채 치닺는 것과 같이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후반부에는 유랑극단이 연극을 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서사하는데 , 흩어졌던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서 연극 중의 인물을 연기하게된다. 설정되어진 연기를 하면서 깨어진 부분들을 연결해나간다. 연기라는 것이 틀이 정해져 있지만 대사를 반복하고 행위를 반복하는 것보다 임현식 선생처럼 대부분이 에드리브인 연기자들도 있듯이 사이사이에 끼어들어오는 에드리브로 깨어진 가족이 서서히 붙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성취하려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결국에는 연극판이라는 곳에 모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을 충실해 해낼때 관객의 박수를 받기도 하고 팁도 받고 두루두루 좋아진다. 가족에게도 각자가 맡은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부모는 부모의 역할이 있고 자식은 자식의 역할이 있다.. 잠시의 일탈을 뒤로 하고 연극으로 돌아온다 가족의 해체는 다시 가족의 형성으로 막을 내리면 좋겠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미완의 모습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