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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2007년의 화두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우석훈과 박권일이 이야기하듯이 막장 세대의 완곡한 표현입니다.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하는 20대 청춘들에게 보낸는 애사라고 해두어도 좋겠습니다.
이 책은 읽어보려고 했던 책이기도 했고 , 주위에서 평도 좋고 , 어떤 이는 꼭 한 번 읽고 지나가야할 책이라고 했고 ,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철망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읽은 사람의 반응은 각기 달랐습니다만 결국 가리키는 지점은 똑 같았던 모양입니다.
제 1장에서는 세계의 20대의 상황을 살핍니다. 일본의 경우와 미국 프랑스 독일의 경우를 두루 살펴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럽과 한국의 환경 차이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버블세대 베이붐 세대 68세대들이 한국의 88만원 세대의 경험을 먼저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같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미궁에 빠진 상황은 협력과 이해 대화라는 기본적인 개념을 인지하지 않고 신자유주의의 기조아래 펼쳐진 무책임한 정책들의 농간으로 20대들은 세대 간 경쟁이 아니라 세대 내 경쟁이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일본 영화 베틀로얄의 생존방식처럼 오직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지는 승자독식의 기운이 세상을 지배하고 그러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네 20대 청춘은 오늘도 고시원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2장에서는 다안성을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오는 스쿠루지 영감이 여행했던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구성을 이용해서 작금의 20대가 처한 상황을 제시합니다. 연공서열제가 무너지고 난 후의 승자독식의 사회 구조와 20대들이 내몰린 편의점과 주유소 그리고 프렌차이즈 업체의 아르바이트 현장들을 두루 살핍니다. 절망의 편린들이 독자들에게 꽂혀드는 시간입니다. 가랑비 같이 젖어들 수도 있고 우박같이 내려꽂힐 수도 있습니다. 부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숨막혀 죽음 직전까지 가보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식하는 다른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20대의 삶은 풍운의 꿈과 판타스틱함으로 가득한 삶이 아니라 먼저 산 세대들이 뿌려놓은 지뢰밭을 아무런 장비 없이 지나가야하는 군인의 공포감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는 길이 지뢰밭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양지차이지 않겠습니까?
3장에서는 88만원 세대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한 고찰이 진행됩니다. 뭘까요 바리케이트와 짱돌을 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리케이트는 이미 먼저 산 세대들이 모두 걷어버린 상태이니 허허벌판에서 협공당하기 좋은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짱돌과 화염병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단결된 의사 발현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 자신들의 의견을 모아 당당히 발현하는 것이지요. 스웨던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스웨던의 경우 자국의 산업과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정부 혹은 지자체가 지방의 상권을 보호하고 활성화합니다만. 이것은 외국의 경우일 뿐 한국은 되려 지자체가 대형 프렌차이즈 유치에 두 발을 벋고 나서고 있는 형편입니다 20대를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대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좋지만 사실 20대를 막연한 세대로 인식하려는 윗 세대들의 인식의 틀도 문제가 됩니다. 아직 미숙한 정체성이 정해지지 않은 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감시하고 처벌하는 꼰대 - 선생님 혹은 아버지를 가리키는 은어로 알고 있습니다. -의 시선을 잠시 접어두고 한 세대의 주체로 당당히 인정하고 서로 교류해야함을 역설합니다. 지금 세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S그룹이 20대를 한 세대로 인정하였던 적이 있다는 것을 자료를 통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에필로그에서는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 현실을 인식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모피어스처럼 말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빨간 약을 먹든 파란 약을 먹든 말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요. 희망고문은 정말이지 할 짓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면 안되겠지요 그렇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에 대한 원인이 있게 마련이고 그 원인을 해결하려는 대안이 등장하게 마련입니다. 작금의 88만원 세대들이 처한 문제의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88만원 세대와 386세대 유신 세대들이 서로를 베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이해와 상호 교류가 그 대안이지 않을까 합니다. 단지 윗 세대들이 쓸모 없는 세대다라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함께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조해야할 말 같았습니다 -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들의 주머니를 착취하는 수단인 1318 광고로 이야기해보자면 최근에 어느 광고인지 휴대폰 광고인데요 머리모양이 뭐냐고 핀잔을 주는 아버지의 휴대폰을 찾아주면서 액정화면에 뜨는 '나의 희망'이라는 글시를 보여주는 광고가 있었어요 그렇습니다. 윗세대들이 절망의 세대라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아들 딸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희망을 가지고 대하여야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 가지 광고 이야기를 더 해보려고 합니다. 밤 늦게 들어온 여학생이 책상 위에서 힘없이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들어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세대간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것은 함께 하는 대화가 아닐까합니다.
결국 서로에게 희망을 가지고 함께 대화를 통해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공존공생하는 세대가 된다면 절망적인 세대를 살아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만 이것 또한 제가 오독해버린 희망고문의 잔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머뭇거리면서 말씀드리는 처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