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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들어주는 아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26
고정욱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헌책방에 들렀다가 조카가 생각나서 구입한 책이 <가방 들어 주는 아이>인데 조카는 이번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어제 읽기를 시켜보니 기계처럼 읽는다. 아직까지 많은 글들이 있는 것은 무리인것 같아서 그냥 내가 읽기로 했다. 가끔 읽는 동화책은 청량하다. 많은 글들을 읽지 않아도 전하는 의미가 명징하게 전달된다는 것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아름답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 동화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서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뭐 그렇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유랑인이 아닐 것 같다. 터진 입이고 키보드에서 움직이는 손이니 해보기로 하자
보통 가방 들어주는 아이라고 하면 좀 노는 아이의 가방을 들어주는 아이가 아닐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건 동화가 아니라 액션 소설이 되어야하지만 다행히 동화다 동화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순수한 마음이라 순수함을 이야기하는 동화책이라 타인을 위한 봉사를 이야기하는 동화책이라 요즘 아이들이 그 순수함과 봉사의 멀어져 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석우는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 준다. 왜냐고 영택이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으니까 별다른 이유는 없다. 석우는 얼결에 가방을 들어주지만 친구들은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는 아이라고 놀려대기만 한다. 좋을리가 있을까 초등학교 2학년인데 친구들과 놀고싶기만 한 마음이 한 가득인데 놀지도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오해까지 받게되다니 ...... 그러나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 변화는 사실 내적인 변화가 먼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변화부터 일어난다. 영택이 어머니와 문방구 아저씨가 좋은 일을 한다며 응분의 보상을 석우에게 주면서 변화는 시작된다. 외부적 요인에서 시작해서 내적인 변화 요인으로의 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사실 내적인 변화가 먼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발현되는 것은 아닐까? (너무 씨부렸나 변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변화의 시작에 대해서 헛소리 좀 했다)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 뭐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마음이야 영택이 어머니와 똑같을 것이고 장애아를 도와주는 아이를 가진 엄마의 마음이야 석우 엄마의 마음과 무엇이 다를까? 자신의 아이가 장애아의 가방을 들어주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석우의 어머니 자기 자식이 중요하지 타인의 자식이 중요하진 않다. 그러니 석우 엄마의 처신을 누가 나쁘다 말하겠는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잘 생각해보라 당신은 그렇지 않은지 정말 그렇지 않다면 돌을 던져라 석우 엄마에게
장애를 가진 학생과 장애를 가진 학생과 친한 학생들을 멸시하거나 야유하는 어린이들이 제법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이 타인을 멸시하는 것에는 논리적으로 온당한 이유는 없다. 단지 자신과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다는 것은 같지 않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이들은 기억해야하지 않을까? 장애라는 것은 태생적인 것도 있지만 후천적인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한 번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단지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거부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변화의 기운을 줄 수 있지만 받아들이고 변하는 것은 어린이 스스로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