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것은 항상 아킬레스건을 가진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역사는 현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고 난 이후그 시대를 살아낸 - 여기서 살아낸 사람이란 말은 살아남은 혹은 승자 -자들이 그 시대를 추억하며 기록한 것이다. 물론 기록자들은 사실을 기록한다고 하지만 그 사실이라는 것이 승자의 입장에서 본 사실에 불과하다. 승자의 관점이 곧 역사가 된다는 것이 역사의 가장 아킬레스건이다.
'기축사화'는 조선 최대의 역모사건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하자 사실이라는 것 다른 말로는 현상인데 이 사실과 현상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매우 결과론적인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과정이 생략되고 눈에 나타나는 결과만을 좆는다. 원인을 제거한 그러니까이런 말을 하면 맞을지 모르겠지만 보모없는 자식의 혀애라고 해야한다. 그러나 여러분들도 생물학을 배웠다면 알고 있을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생명이 잉태되는 것 아닌가? 역사라는 것은 좁게 말해 사실이라는 것은 생명은 없지만 이상하게도 생명의 수태와 닮았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사실이라는 것도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축사화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하나의 사건에는 또 하나의 원인만 있으란 법은 없다. 하나의 원인은 뭐 고전소설에서나 찾아봐야하는 것이고 현대의 소설에서는 수많은 원인들이 인과적이거나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엮겨서 하나의 사실 혹은 결과를 생산해 낸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기축사화도 당시의 정치상황과 왕이라는 키워드 혹은 당이라는 키워드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이 책은 당시의 상황과 사건의 원인이 되는 인물과 그 사건을 통해서 피해를 본 사람이라든지 , 연관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챕터형식으로 나누어서 정리한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많은 문헌들이 등장한다.많은 문헌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사실에 기대어 쓰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행위이긴한데 마지막 부분에서 대체역사론이라고 해야하나? 가정 역사론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 사실 if 역사관은 역사에서 가장 조심해야 될 부분이기도 하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 앞의 사실의 서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식의 뒷통수치기를 시도하고 있어서 정확한 노선을 잡아주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 부분도 있기는 하다.
이미 굳어진 사실을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이미 여러번 시도 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인정받지 못한자들이 다시 재조명된 사례는 많다. 이 글을 이도 기축사화를 이제까지 고정된 승자의 시선이 아니라 전반적 시대상황과 정치상황을 고려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역시 역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써도 좋을 분석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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