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의 오치이치가 17세 때 데뷔한 작품인 여름과 불꽃과 사체>는 동명의 소설을 표제작으로 하는 중편 모음집이다. 오츠이치가 <Zoo>에서 보여주었던 사람이 불러 일으키는 공포를다시 한 번 볼 수 있다. 더위가 가득한 여름 수박을 먹듯이 읽으면 더위가 한층 꺽일 것이다.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는 이야기의 서술자가 매우 독특하다. 사쓰키라는 초등학생 소녀인데 죽은 뒤 사체의 시선으로 사체가 은폐되고 유기되는 과정을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원한 복수와는 거리가 먼 지극히 타자화된 - 어떤 의미에서 객관적인 -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객관적인 사건 전달자의 시선이다.
사쓰키 이외에 켄의 행동을 살펴보면서 언젠가 지인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중에서 '어린이의 순수함 혹은 악의 없는 행동'이 떠올랐다. 켄의 행동은 어린이의 순수함으로 교묘히 포장된 순정한 악함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사스키 켄 이외에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야요이와 마지막에 가서야 자신이 왜 처음부터 등장하고 있었음을 ,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도리도 놓혀서는 안될 인물형이다. 역시 공포 중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사람의 공포이며 가까운 사람에 대한 공포가 가장 두렵다.
두 번 째 이야기는 <유코>라는 이야기다. 마사요시와 유코 키요네가 등장하는 이야기다. 키요네가 마사요시의 아내 유코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유코의 존재를 확인하고 마사요시를 해방시키기 위해 유코를 태워버리는 사건을 이야기한다. 사건은 키요네의 시선에서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어디 한 곳 빈틈이 없다. 그러나 마지막에 오츠이치는 모든 것을 뒤집어 버린다. 영화 기담의 마지막처럼 말이다.
오츠이치의 두 이야기를 일었을 때 그 외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어쩌면 오츠이치는 사람이 주는 공포라는 벨라도나 열매 - <유코>에서 사건의 발달이 되는 열매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허문다고 하다. - 를 우리에게 뿌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점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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