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카 코타로를 처음 만났던 것은 우울한 치바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이후 재기발랄한 <마왕>을 통해서 유쾌한 코타로를 만났습니다. 세 번 째로 만나는 것이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입니다. 전작을 봐온 저에겐 기대감을 갇게 하기엔 충분한 브랜드 네임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순환
바람둥이 가와사키 부탄에서 온 도르지 도르지의 여자 친구 고토미 법학과 학생 시나가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가와시타라는 인물이 과거와 현재에도 동일하게 존재하고 중심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과거와 현재가 분리되어 한 장의 편린들로 이야기들을 시작합니다.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에 서술자인 나는 독자들을 잠시 혼란스럽게도 만들기도 합니다만 혼란스러움이 과거가 현재가 되고 현재가 과거가 되듯이 극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교차됩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것입니다. 순환이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돌고 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요 부탄 사람 도르지가 말하는 윤회가 그러하지요 사건은 과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과응보적 사건 구성 - 현재와 과거는 인과적이다
외견상으로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사건이 연관되어서 나타납니다. 2년 전 사거이 결국은 시나와 가와사키가 벌이는 서점 습격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르지도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만약 2년 전의 사건들이 없었다면 서점 습격 사건이라든지 교재가 사라지는 사건은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시나와 가와사키가 기습 사건을 감행하는 이유는 시나가 밥 딜런의 노래를 알고 있었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단지 그 이유뿐이지요. 이 것은 우연입니다. 우연의 한 점이 원인이 되어 큰 사건 속으로 합류하게 되는 것이지요. 모든 것은 원인이 잇고 그것대로 결과가 있어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사건은 포장됩니다. 은폐되었다고 해야하겠지요. 그렇습니다. 단순한 습격사건이 단순해지지 않는 순간입니다. 집오리가 들오리가 되어 하느님을 코인로커에 가두는 것입니다. 아주 큰 사건이지요. 가두어두고 용서를 바라는 것이지요. 자신들의 일탈적인 행위에 대해서 말입니다
누가 그들을 심판 할 것인가?
세상에서 죄를 벌할 수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책을 읽은 독자 , 신 ,하느님 뭐 누구든 상관없습니다.정의를 지키기 위해 움직였던 유쾌한 일당들의 비극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없습니다.하느님을 코인로커에 가둬버리고 묵인하에 대상자를 벌하는 것입니다. 순리에 맞기는 것이지요 조장의 환경에서 살아나는 것인가 죽어버리는 것인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도 하느님을 코인로커에 가두고라도 기어이 해야할 일들이 많이 생길겁니다. 그 때마다 가둘 수 있다면 좋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아시지요
귀환 , 그리고 떠나는 자와 남는자
시나는 잠시의 대학 생활을 뒤로하고 낙향을 하는가 봅니다. 그리고 고토미와 도르시 가와사키는안타깝게도 시나 곁에 있어주질 못합니다. 원래 필요로 했던 것도 아닙니다만은 그들의 헤어짐은 이미 다시 만날 것을 예비하고 있는 듯 합니다. 부탄의 조장은 장례의식 세계는 윤회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들은 언제라도 윤회의 길을 택할 것입니다. 불합리한 사회와 정치세력에 맞서면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