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부치 다케시....그림과 함께하는 홍차의 이야기

 

매력적인 커피의 향기는

그 향기만큼이나 맛도 근사할 것이라 착각에 빠지게한다.

그렇게 속아서 한모금 마시면

입안에 도는 쌉쌀하고 시큼한 느낌이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 적도 있다.

 

카페인에 점점 과민해져서

심장이 쿵쿵거리고 밤잠을 설쳐도 무방하다 용기를 내지 않으면

섣불리 마시기가 꺼려진다.

그 그윽한 향을 내것으로 하지 못한다는 비극..

 

같은 카페인이여도 가슴을 두근거리지 않게 하는 또 하나의 유혹이 있다.

홍차..

커피의 종류가 메뉴판을 가득 채우듯이

홍차의 종류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세분화 된 곳이 많지 않으나 2가지 이상일땐 주문이 머뭇거려진다.

뜨거운 물에 달랑 담겨나오는 티백에서 우려진 홍차

요즘 잎차를 근사한 다구와 함께 차려주는 곳도 있지만

맛도 사실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의 귀에 익숙한 듯 하지만 정확히 그 차이를 모르던

홍차에 대해

이름의 유래라도 알고 마시게 되어

갑갑한 마음이 조금 해소되었다.

 

차는 발효 정도에 따라 구분짓는다

1. 녹차(비발효차)...중국 차 생산량의 70%,  쟈스민차는 녹차에 향을 입힌 것

2. 백차(약발효차), 황차

3. 청차(30~60% 발효차)... 우롱차가 대표적

4. 홍차(80~100% 발효차)...블랙티

5. 흑차(완전발효차)...보이차

 

*** 중국인들 대부분은 녹차를 마시고

     영국인들은 홍차를 좋아한다.

     과거 차 무역을 하던 시대에 수송에 걸리던 시간에 따라 찻잎이 발효하게 된 이유도 있으나

     영국과 유럽 일대 수질이 경수라서 좀더 강한 향과 맛을 원하는 지역의 특성이 고려되어

     홍차가 발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얼 그레이...그레이 백작..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레몬과 비슷한 감귤류인 베르가못 향을 중국차에 착향 시킨 것이다.

 

다즐링...인도 북부 다즐링 지역에서 생산, 중국 차나무 묘목을 옮겨 심어 유일하게 재배에 성공한 곳이다.

            진정한 다즐링 차는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다즐링차에 다른 지역 홍차를 블렌딩 한 것도 다즐링 홍차라 말한다.

            여전히 차는 중국산이 최고라 여기는 유럽인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홍차이다.

 

아쌈 ... 인도 아쌈지역에서 생산된 홍차.

           중국종과 동일한 차나무이긴 하나 수세기에 걸쳐 야생 상태로 생육된 것이라

           중국차보단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실론 ... 스리랑카 실론섬에서 재배된 홍차.

           아쌈지역에서 차묘목을 들여와 재배에 성공.

 

 

정산소종 ...중국 지방에서 자생한 차나무에서 생산된 소량의 홍차 

                홍차가 알려지던 초창기에 마시던 차 

랍상소종 ...정산소종만을 찾는 영국인들에게 그 공급을 감당할 수 없어서

                재배하여 대량생산 방식을 취한 홍차....한동안 정산소종으로 둔갑해서 팔렸었다.

               

립톤 ...19세기 홍차의 왕 토마스 립톤

          홍차 판매의 귀재...무게 달아서 팔던 홍차를 개별 용기에 담아 포장 판매로 대히트

          노란 바탕에 빨간 색 립톤 티백 ..의 그 포장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홍차의 블렌딩, 포장, 유통, 저렴한 가격 등으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짐.

 

이제 막연하게 주문할 때 아무거나.. 하지 말고

얼 그레이를 마실 땐 그 특유의 향을 기억해 보고

다즐링을 선택할 땐 중국차에 대한 유럽인들의 기대를 기억해 음미해보고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적 배경으로

홍차를 생산하게 된 나라들을 생각하며

차 한잔에 담긴 여러가지 이야기를 그 향기와 더불어 누려볼까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방각본 살인 사건 - 하 - 개정판, 백탑파, 그 첫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번 조선명탐정..영화를 본 이후

그 원작 열녀문의 비밀을 읽고

아무래도 이 시리즈를 다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영화와 달리 정말 탐정같은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젊은 서생 김 진

나이 19세..그 나이에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지식과 관찰력, 추리력, 예지력

소설의 화자는 20세의 의금부 도사 이명방

이 두사람이 벗이 되어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분히 셜록 홈즈와 왓슨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 두사람은 그 보다 훨씬 더 멋스럽다.

 

꽃에 미쳐 화광..이란 호를 지닌 김 진...

중국 청나라 어느 책방에 비해도 손색없는 서가를 지니고 있다.

그 수많은 서책에서 얻어낸 통찰력과 세상을 읽어내는 능력은 가히 놀랍다.

정조시대 무예도보통지..조선의 무예에 관한 종합 전문 서책

그 책을 펴낸 야뇌 백동수에게 무예를 연마하여

뛰어난 표창 실력과 출중한 무술실력을 보이는 청전 이명방  

사건을 맡는 것은 의금부 도사지만

그 옆에서 결정적인 조언을 하여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김 진이다.

 

조선시대엔 우리 대학생 초년병의 나이로 이루는 것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지금 그 나이엔 수신(修身) 도 쩔쩔매며

뜻을 세우기도 쉽지 않은 것을..

당시의 세력판도에 따른 힘의 흐름과 세상 인심을 읽어내는 힘

조선의 법도와 예에 벗어난 청국의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

책상머리에서 고전만을 읽어도 그런 이치를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은 생기는 것인지..

 

방각본...방각이란 목판에 글자를 새겨 소설을 찍어내는 방식

소설의 초고가 완성되면 거기에 따라 글을 새겨 다량의 책을 만드는 것으로

그 이전에 베껴쓰는 필사..에 비하면 훨씬 대량 유통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장안의 유명 소설가 청운몽..당시엔 매설가..라 함(이야기를 판다는 뜻?)

연쇄살인사건마다 그의 방각본 소설이 발견된다.

그를 잡아 자복을 받고 능지처참에 처했으나

살인사건은 계속 된다.

 

결국 진범이 잡혔으나 그 배경이 의심되어

이명방과 김진이 배후를 밝히려하니..

그 뒤에는 백탑파( 박지원, 홍대용,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김홍도..등등 ) 서생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매설가 청운몽을 함께 엮어

정조가 신임하는 이들 서얼 출신 서생들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음모가 있었다.

분명 소설이나 마치 역사적 사실처럼 느껴지는건

수많은 당대 고문의 고증과 해박한 지식을 풀어놓은 작가의 역량 때문이다.

 

추리소설은 언제 내가 이만큼 읽었나싶게 속도가 빠른게 정상인데

김탁환의 소설은 그럴수가 없다.

그 안에 담긴 엄청난 지식을 그냥 한눈으로 흘리기엔

작가가 공들였을 그 하나하나의 문장과 단어에 미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저 곱씹고 또 되뇌이며 한가지라도 더 마음에 머리에 

새기고 싶은 것들이 책장마다 손길을 잡는다.

 

결말을 알고 보면 재미없는게 또한 추리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음에 다시 보면

그시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안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애정이 듬뿍가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나온 지 그럭저럭 되었다.

기억하기 참 쉬운 제목...잊혀지지 않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도가니?...쇠붙이를 녹이는 거대한 용기, 내지는 소의 무릎뼈...탕국의 재료  

이 두가지 사이에서 뭘까?

공지영 소설은 책장 참 잘 넘어간다..전작중에 즐거운 나의집도 그렇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그렇다.

어쨋든 도가니는 무슨 청소년 추천서 중에 포함이 된 걸 본 적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잡았다.

 

책에 대한 사전지식 전혀 없이 바로 들어가는 건 때로 불편한 심경을 갖게 하기도 하고

기대 이상의 충족감을 주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전자에 더 가깝다고 해야하나?

 

주인공이 부득이하게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지방도시의 청각장애학교

그곳에서 교장과 행정실장, 생활지도교사에 의한 장애아동들의 성폭행을 다룬 이야기다.

안으로 곪을대로 곪아 있으나 누구하나 건드리지 않고 외면만 하다가

이 외부인 주인공의 등장으로 하루 아침에 세상에 공론화 되었다.

 

선악 구도의 소설에서 권선징악의 룰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으며 때로 화가 나기도 하고 그 찜찜한 마음을 풀 길이 없다. 

결국 죄인들은 법정에 섰으나 돈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모든 인맥, 학맥, 지역연고, 종교까지 그들을 우호하는 세력들은 엄청난 세를 과시하였고

심지어 피해자들의 연고자들도 돈앞에 무너지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지은 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얄팍한 죄값으로 법의 잣대를 피해가는 기득권층

 

이 소설이 통속적이지 않은 이유는 끝맺음에서 독자의 소망을 은근슬쩍 외면하기 때문이지 싶다.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그물은 가진자에게는 촘촘히 엮이면서 바위보다 단단한 힘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생각과 손발을 묶어버리는 무기력함을 가져다준다.

그것이 소외된 계층에게는 돈보다도 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하는 것 같다.

계란으로 바위치다...계란은 깨어졌으나 바위에 계란은 흐르게 되어있다.

자국이 남는 것이다.

수많은 자국들이 바위를 덮게 되는 날... 

세상이 힘든 그들에게 좀더 따뜻한 눈길을 내어주면 좋겠다.

 

도가니...혼란스러움의 극치...사람들의 모든 가치기준,  누가 옳고 그른지

개인적, 사회적 기준이 범벅이 되어버린 그런 세상...내겐 그런 의미로 새겨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녀문의 비밀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명탐정...각시 투구꽃의 비밀

 

지난 겨울에 화제의 이 영화를 보았다.

배우 김명민에게 홀려 보러갔지만 원작이 김탁환이라니 이상한건 아니겠군. 했던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이 양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이 밑도 끝도 없는 작가에 대한 신뢰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나 황진이 때문인가보다.

프로필을 보니 덮수룩한 수염이 있어 그렇지 68년생이다.

참 나보다 적게 살았는데 아는건 뭐가 그리 많은 것인지 괜히 약이 오르려한다.

 

책 초반부터 튀어나오는 한자어가 문장의 흐름을 톡톡 끊어 놓는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조금 익숙해진 고어읽기가 도움은 되지만

이건 한차원 더 높게 어렵다. 한번도 구경못해본 한자가 한둘이 아니다.

작가의 스타일에 슬슬 적응이 되자 영화의 배우들과 오버랩되기 시작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을 함께 볼 때의 장점은

캐릭터가 살아 움직여 머릿속 상상을 훨씬  더 리얼하게 해준다는데 있다.

단, 잘 표현했을 때이지만 말이다.

그렇지 못할 떄는 원작을 망치는 수가 있는데

이번이 그 경우인 듯 싶다.

 

백탑파란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서울 종로 탑골내 백탑(원각사지10츨석탑)아래 만난 서생들

대표적인 실학파 즉 북학파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등등을 뜻한다.

이들중 규장각 검서관인 형암 이덕무, 규장각 서리 김진과 왕실 인척 의금부도사 이명방이

경기도 적성...지금의 파주 인근인 듯...에서 올라온 열녀문 정려 청원을 심사하던중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해결해가는 역사추리소설이다.

 

읽는 동안 지적유희를 누릴 수 있을거라는 서평이 있었다...정말 그렇다.

장미의 이름에서 움베르토 에코가 드러낸 절대 범접키 어려운 천재성과는 조금 다른

부러움을 불러 일으키는 현학적 코드다.

작가의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며 어찌 이리 글을 잘 쓸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며 불행했단다

그래서 자기도 독자를 불행하게 하는 작품을 쓰고 싶었단다.

읽는 내내 부러워하며 감탄하며..그걸 생각하면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것 같다.

아무리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해도 밑도끝도 없는 방대한 자료를 엮어 이렇게 소설을 잘쓰다니...

어찌보면 간단한 추리소설이지만 코메디로 한방에 웃으며 날리기엔 상당히 무게있는 소설이다.

그걸 김명민..을 데려다가 그렇게 각색했으니

원작을 읽고나니 김탁환씨 화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마저 든다.

 

야소교..예수교..천주교...이땅에 서서히 뿌리내리기 시작하던 천주교의 모습

오랜 유교적 관습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난 조선의 여성들

가문의 유지와 체면 때문에 여러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사대부가의 두 얼굴

서로 적당히 눈감아주며 비호하는 기득권 양반계층

도미노처럼 물려있던 당시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들을 신진개혁세력들이 바로잡아 보려했던

역사적 팩트와 버무려 멋지게 써내려가  읽는 내내 충분히 샘내며 불행했던 소설이다.  

 

우리도 선조들의 그같은 개혁의 마음을 지니고 산다면

시대의 변화는 서서히 알게 모르게 그래도 좋은 쪽으로 진화하리라 믿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혹
최보식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 벽과 정약용 이야기

 

우리나라에 천주교를 처음으로 들여온...아니 서학, 천주의 개념을 서적을 통해 독학하여 최초로 전파했던 이 벽

서학에 심취하였으나 추종도 아니고 배교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시대를 살아간 나약한 정약용

두 사람이 번갈아 화자가 되어 이끄는 정조 시대 서학의 탄생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물론 소설이므로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력을 접고 들어가야겠지만

충분히 개연성 있어보이는 정약용의 모습에 드라마에서 비친 위인적 이미지가 타격을 받은건 사실이다.

그러나 실학을 주창하는 그에게 시대를 사는 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서학에 매혹된 댓가는 그들의 몸에서 목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라고 적는다. 

성인으로 공인된 기록이 없는 정작 최초..라는 역할을 했던 이 벽은 집에서 병사하였다.

그는 순교도 하지 못한 채 당시 집안문중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여 거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과 진배없는 상황에서 생을 마감했다.

젊고 똑똑한 이 벽은 출세는 접고 천주에 향한 마음으로 시대를 앞서갔으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결국 30 대에 요절하고 말았다.

그가 뿌린 천주의 개념들은 그 후 수 많은 순교와 박해를 이겨내고

오늘날 번듯한 종교로 자리하였으니 최초의 순교자 이승훈 이전에 터를 닦으려 했던 이 벽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도입되려면 기득권층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을 지배하는 성리학에 도전하여 서학이 뿌리내린 것은 결국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과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세상에 용기있는 자들이 많아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