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잡이 첩보원과 물의 비밀 해를 담은 책그릇 4
섀넌 헤일 지음, 노은정 옮김 / 책그릇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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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은 불을 다루던 에나에게 초점을 맞춘 반면에 이 책은 에나의 친한 친구인 소년 라조가 주인공이다. 물을 다루는 소녀 다샤의 등장도 새로운데, 파괴적 이미지가 강했던 불에 비해 물은 치유의 이미지가 있어 전체적으로 2권보다 밝은 느낌이 든다.

라조는 유쾌하고 밝은 소년이긴 하지만, 남들에 비해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으며 그 나이때 과시하고 싶어하는 힘에 있어서도 딸리는 편인데다가 키도 작아 은근히 열등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기억력을 간파한 탈론은 정찰병의 임무를 부여하니, 이 일로 자신감을 얻은 라조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임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훌쩍 자란 것은 물론이고 입던 옷이 우스꽝스럽게 작아졌을 만큼 키도 커버린 것을 후에서야 발견하게 된다. 에나와 키를 대보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흐뭇했다.

사실, 라조의 재능은 다른 것에 있었다. 바로 새총을 기가 막히게 잘 쏜다는 것인데, 미처 모르고 있던 그 재능을 친구인 핀이 깨우쳐 주었다. 라조는 처음부터 눈에 띄는 특출한 능력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자기가 잘 하는 분야를 살려 빛을 발한 경우이다. 남들보다 못하는 분야가 있으면 잘 하는 분야도 있는 법이고, 그런 부분을 살려서 자신의 장점으로 개발하여 성공하는 것, 이런 점은 청소년들에게 암시하는 바가 클 것 같다.

2권부터 계속되어 온 딸아이의 지적에 따르면, '프린세스의 시녀와 불의 비밀'부터 번역된 말투가 이전의 책과 다르다고 한다. 극장의 영화가 당시 유행어를 삽입하여 번역하여 흥미를 자아내듯이, 이전 책에 비해서 조금은 가볍게 번역이 된 듯 하다고.

이런 말투를 좋아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아이의 의견은 부정적이었고, 내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첫번째로 읽었던 '프린세스 아카데미'에서 돌의 말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항시 단정했던 분위기를 잊지 못해서인지, 이왕이면 번역의 논조가 시리즈 1권인 '거위치는 프린세스'와 일관성이 있었다면 좋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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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2 - 고려사, 사회 탐구 총서 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2
한형주 지음, 사회탐구총서 편찬위원회 엮음, 백명식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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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사회탐구 영역을 초등고학년과 중학생이 선행 마스터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판되었다는 '사회 탐구 총서' 중에서 고려사 부분을 읽어보았다. 선행학습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진 않지만, 그것은 학교에서 교과를 배우듯 접근하는 방식일 때만이다. 책을 통한 자기학습은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교과서에 쓰여진 내용은 학문 자체의 호기심으로 다가가기보다 암기해야 할 부담감으로 느껴지기 쉬운데, 공부를 이렇게 접근하면 하기가 싫어고 만다. 순수 호기심과 알고자 하는 욕구로 우리 역사를 본다면 역사는 참 매력적인 과목이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시대가 다를 뿐 사람들의 삶은 어디서나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

책을 보니 초등 고학년에게 적당한 수준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인데, 중학생이 타깃이었다면 분량을 좀더 늘이고 굳이 필요없는 삽화는 없앴어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중학교에서 국사를 공부하기 이전에 각 시대의 역사를 미리 파악하며 탐구할 수 있는 목적에 충실하다. 역사를 이해하고 파악하기엔 너무 간단한 교과서나 외우기 쉽게 요약본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참고서는 진정 역사의 맛을 느끼기 힘들다. 사전에 역사 지식을 풍부하게 닦아놓기 위해선 이런 책의 독서가 필수라고 생각된다. 

고려 초기, 광종의 개혁정치에 대한 설명에서 조선의 태종과 비교해 놓은 부분이 그럴 듯하여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묘청이 서경 천도를 주장했을 때 서경파가 득세할 것을 두려워한 개경파 귀족들의 반발로 결국 실패로 돌아간 이야기는 단순히 난이라는 시각 외에 사건의 뒷면을 알도록 해주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따로이 과거제와 정치제도, 문화유산 단원을 배정해두어 해당 내용에 대해 짚어놓은 부분도 좋았다.

본문 양쪽에 있는 팁과 인물노트, 그리고 한 단원의 끝에 있는 '쉬는 시간 교양 충전'은 역사의 부분을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잔재미를 준다. 요즘은 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공부하는 책들도 나오고 있는데, 이 책 역시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씨줄날줄 세계사란 코너를 통해 다른 나라의 역사도 설명하고 있다. 바로 뒤에는 연표가 나와 있어 이 시기에 다른 나라는 어떤 일을 겪었는지도 알 수 있다.

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근대사, 독립운동사, 현대사로 이루어져 있는 시리즈 중에서 고려사만 읽어봤는데, 특히 독립운동사와 현대사의 내용이 궁금하다. 교과서에서는 항상 맨끝에서 존재감없이 다루어지던 부분이라, 각각 한 권의 분량을 차지할 만큼의 내용이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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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발명의 역사 - 동그라미의 혁명 바퀴부터 정보의 바다 인터넷까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 백과 3
필립 시몽 외 지음, 김영신 외 옮김, 마리-크리스틴 르마이에르 외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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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 백과'로 만나는 세 번째 책으로 발명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발명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에디슨이 떠오르지만, 사실 발명은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발명의 역사를 다섯 개의 단원으로 나누어 분류해 놓았다. 예를 들어 교통수단이라는 단원에선 오래 전 인류가 달에 간 것과 비견되는 발명이었다는 바퀴에서부터 마구, 기차, 자동차, 비행기, 로켓, 잠수함 등을 망라한다. 또한, 정보통신 단원에서는 문자, 필기도구, 인쇄술, 전화기를 비롯하여 영화, 컴퓨터, 인터넷, 로봇까지 인류의 역사를 따라가며 해당 분야의 발명품들을 소개한다. 단원의 나눔 없이 중구난방 소개하는 것보다 이렇게 비슷한 부류를 모아놓고 차례로 보여주니, 발명으로 인한 변화의 흐름이 파악되는 장점이 있다.

이 세계사 백과 시리즈의 특징은 그림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사진도 많지만, 특히 그림에 주목하는 것은 그림이 정교하여 이해가 잘 되기 때문이다. 괜히 자리 차지하는 그림이 아니라, 내용 이해에 없어서는 안될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 된 내용은 그리 긴 편은 아니다. 소제목에 해당하는 설명글이 두세 단락에 걸쳐 나와 있다. 그러니, 설명글을 읽고 관련 그림을 보면서 '아! 이렇게 만들었구나.', '이런 원리였구나' 등의 생각을 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이란식 풍차방아나 고대 로마인의 물레방아, 댐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그림들은 그림 자체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누에나방에서 비단실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매끄러운 비단이 어떻게 누에고치에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했었는데, 비단실의 발견은 우연히 찻잔에 누에고치가 빠진 것을 꺼내려고 고치를 집었다가 뜨거운 물에 젖은 고치가 풀리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자 레인지의 발명은 마이크로 파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초콜릿이 녹은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고, 유리는 뱃사람들이 바닷가에서 탄산소다에 불을 붙이자 모래와 혼합되어 반투명의 반죽으로 변한 후 식으면서 단단해진 것에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발명은 꾸준한 노력의 산물이면서도 이렇듯 우연한 발견에서 유래하기도 한다. 

수많은 발명은 인류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다. 지금도 예전에 생각지 못했던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진행 과정에 있다. 어린이들이 이 책으로 발명에 대한 꿈을 키우며, 원대한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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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과학 지구과학 1 미리 끝내는 중학교 교과서
한재필 지음, 주경훈 그림 / 어진교육(키큰도토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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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만화의 순기능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만화를 좋아하기 마련이지만, 동화나 이야기 종류를 만화로 접하다보면 이야기글과 멀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화로 만든 책은 절대 사주지 않았었고, 정보를 알기 쉽게 만화로 옮겨놓은 책만 사주었었다. 가장 먼저 사준 만화는 '먼 나라 이웃나라'로 기억된다.

최근에는 중학교 과정을 만화로 선행학습시키는 책들을 몇 권 읽어봤는데, 거의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이 책, 카툰 과학의 경우에는 아이가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굉장히 좋아했다. 아이가 먼저 보고 그 후에 내가 보게 되었는데, 교과 과정을 성실히 전달하고 있어서 재미있다기보다는 '그 만화 잘 나왔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줄거리에 치중한 만화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더 마음에 드는 책인 것 같은데도 아이가 재미있다고 하는 걸 보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가르쳐주기 때문인 것 같다. 

중학교 과정으로 올라가면서 각 과목의 난도는 갑자기 몇 계단 상승한 느낌이 들 정도로 초등학교 과정보다 수준이 높다. 이 만화책은 만화라고 부르기 미안할 만큼 공부를 시키는 만화이다. 과학과목의 특성상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림, 도표, 사진은 필수인데, 이 책은 만화이기 때문에 일반 교재보다 더 많은 그림이 있어 내용 이해가 잘 된다.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암석 형성의 과정을 보면 일반 교재에서 설명으로 풀이한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에 관심있는 초등학생이라면 미리 읽고 관련학습의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좋을 것이며, 우리 아이처럼 중학생인 경우도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과정에 대해 공부가 되는 책이므로 역시 유용하다. 책을 보기 전에는 요즘 많이 나오는 중학교 예습 만화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탄탄한 내용에 만족도가 참 높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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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장난 -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이경화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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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맞지 않아 왠지 싫은 사람을 따돌리는 것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세계에서도 가끔 일어난다. 성격 탓일까, 훌륭한 인격으로 수양되지 못한 때문일까. 과거에 5년간의 조직생활을 하는 동안 특정직원을 따돌리는 사례를 몇 번 만날 수 있었다. '저 사람은 어쩔 수 없어'란 말로 특정인에 대한 비호감을 쌀쌀한 무관심과 불친절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고, 다소 심한 경우엔 한 팀의 일원 모두가 대장격인 사람의 주도로 조직적 왕따를 시키기도 앴다. 동참하지 않는 사람 역시 비슷한 편가르기를 당해야 했었는데, 이 책에 나온 성원이처럼 방관했던 사람이 대다수였다. 책 속 아이들의 지독한 장난과 달랐던 점은 그 양상이 폭력적은 아니라서 조금은 견디기 쉽다는 것 뿐이었다.

살다 보면 싫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이 무관심으로 자라나는 것까지는 잘못이라 할 수 없지만, 직접 나서서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걸 알면서도 방관하는 단계에까지 이른다면 그땐 사정이 다르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조직적 따돌림과 괴롭힘이 가해질 때 그 사람에 대한 좋고 싫음을 넘어서서 어떤 행동을 취하야만 하는 상황이 되는데, 책에서 표현된 것처럼 가해자가 되느냐, 방관자가 되느냐, 아니면 당하는 자의 편을 들 것이냐의 갈림길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인 이상, 그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감당히기 힘든 어려움이다. 당하는 괴로움을 능히 짐작할만 한데도 왕따를 시키는 것은 바로 자라지 못한 엇난 마음이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책에서 왕따를 시키는 주요인물인 강민은 그역시 체구가 작았던 시절, 선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엇자라 당했던 그대로 남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혜진이는 왕따에 대처하는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왕따를 당할 때에도 의연하게 대처했고 입장이 바뀌어 준서가 따돌림을 당할 때에는 그를 이미 용서했을 뿐만 아니라 용기내어 준서의 편을 들어준다.

평소 미국 레슬링에 관심이 없어서 준서가 처한 현실을 상징하는 레슬링에 대한 묘사에 다소 이질감이 들었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의 입장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왕따의 현장을 고발함으로써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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