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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그림 - 그림으로 꾸민 인테리어 30
조민정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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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 집에 그림'이란 책 제목을 보고 그림 거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집 안에 그림을 거는 공간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데 그림에 대해서만 다루다가는 책 내용의 폭이 너무 좁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었다. 그림을 거는 것에 대해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겠나 싶은 내용의 단조로움을 걱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걱정은 기우였고, 아주 세련되고 감각 있는 인테리어에 대해 한수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 결론이다. 

 

인테리어의 모범이 되는 각 가정을 방문하여 이들이 어떻게 집을 꾸몄고 어떤 그림을 어떤 액자에 담아 어느 공간에 어떤 형태로 걸었는지를 상세히 짚어놓았다. 일반 가정은 일반 가정대로, 디자이너나 사진, 광고계에 종사하는 특정 분야의 직업인은 그들 나름의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이도록 꾸며놓은 인테리어에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좋다, 신선하다 등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거실과 방 곳곳의 공간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 한 가정의 전체적인 집 꾸밈 형태를 고루 구경할 수 있으며, 집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이루며 통일성을 띠고 있는 것에서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거실 소파 위에, tv 위에, 침대 머리맡의 적당한 위치에 그림 몇 점을 거는 식의 일반화된 그림 걸기 대신, 그림을 아래에 내려놓고 벽에 기대게 세워두는 것도 시선을 분산시키는 괜찮은 방법이며 벽의 여백을 충분히 살려 그림과 그림 사이를 떨어뜨리거나 시선을 낮춰 걸어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갤러리 레일을 활용하여 그림을 거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 벽에 못 박는 것이 어렵고 그림을 자주 교환하는 집에는 참 괜찮은 방법으로 보인다.

 

책에서는 그림 옆에 어떤 장식물로 어울리는 공간을 마련했는지를 함께 체크해주고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의 독창적인 감각을 배울 수 있었다. 각각의 개성과 손길이 닿은 집들을 둘러보노라니, 이런 집들은 오년 후에도 십년 후에도 그대로 세련된 멋을 풍길 것만 같다. 이런 감각이 있다면 특정 유행의 인테리어 바람이 불 때에 함께 동참하고는 이삼 년 후에 한물 간 인테리어를 다시 바꾸기 위해 돈과 노력을 들이는 행동은 안해도 되겠다 싶다.


 

도자 오브제와 벽화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꾸민 집은 참 재미있게 봤다. 많은 도자기 인형들이 주는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느낌에 장농에 직접 화가 보테르의 남녀 주인공을 그려내 큰 가구의 무거움 대신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난다. 게다가 거실과 뒷마당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휑한 벽에 입체적 평면도를 그려 가상의 서랍장과 창문을 만들고 서랍장 그림에는 실제 손잡이를 달아 3차원 공간 같은 재미있는 공간을 형성했다. 항상 비비고 부대껴 익숙하기만 한 집일지라도 이처럼 아이디어가 샘솟는 집이면 신선한 느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20평대 빌라를 스페인 풍의 집처럼 강한 색의 벽지와 이국적 그림, 그리고 젊은 감각으로 꾸민 집은 바로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집이기도 하다. 지중해풍 그릇과 그림의 배치가 원형 계단과 어울려 눈에 딱 들어오는 인테리어였다. 모두가 좋아하는 감각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지만, 올드한 느낌이건 현대적인 느낌이건 사람에게 다가가는 편안함과 조화로운 감각이 존재하는 집은 개인적 취향의 우위에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감각의 집들이 모두 내가 원하던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멋져보이는 걸 부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 집안을 편안한 휴식처로, 작은 감상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삼아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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