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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뜨개 시간 - 18인 손뜨개 전문가에게 차근차근 배운다
뜨개나무 엮음 / 스타일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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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포근한 느낌이 좋고, 누군가를 위해 한올한올 뜨는 정성도 좋아 손뜨개 옷을 좋아한다. 나의 어머니는 가디건 하나 정도를 고민하며 며칠에 걸쳐 만들어내는 정도의 보통 손뜨개 실력을 갖추셨고, 완성된 옷도 책에 나온 것처럼 올이 가지런하지 못하고 약간 삐뚤빼뚤한 것이 수제 느낌이 듬뿍 났지만 나는 그것도 좋아라고 입고 다녔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그만큼의 실력도 없어 여지껏 아이에게 떠준 건 목도리가 전부이고, 그것도 어렸을 때의 일이라 바로 떴을 때 잘 나갔던 꽃분홍 목도리는 이미 외면당한 지 오래다.

 

세상사는 바쁘고 재화는 넘쳐나고, 중국산 물품이 들어오면서 저렴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옷은 넘쳐나 효용가치를 따지자면 뜨는 옷마다 대단한 작품이 되는 실력의 소유자를 제외하고는 니트 옷을 사입는 편이 훨씬 낫다. 어떤 옷을 사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옷보다 뜨개실이 더 비싼 경우도 부지기수이고 거기에 사람의 공까지 들어가야 하니 말이다. 관리를 잘못하면 빨다가 줄 수도 있어 뜰 때부터 뒷손질까지 손이 많이 가는 손뜨개 옷이지만, 그래도 이런 뜨개책을 보면 마음이 동한다. 실 한 타래가 모양을 갖춰지면서 없던 옷이 생겨나는 재미 때문인지.

 

손뜨개를 배워 보겠다고 여성회의 어떤 프로그램에 등록하며 한두 달을 배웠던 경험도 있는데, 강사님은 너무나 질이 안좋은 실을 비싼 값에 팔아 그때 완성했던 조끼는 몇 번 입다가 보풀덩이가 되어 버려졌다. 원하지 않는 디자인의 옷을 강의 순서에 맞춰 강제로 떠야 하는 게 싫다면 이같은 뜨개 책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데, 문제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것만큼 자세하지가 않다는 거다. 누구나 뜨개기호 보는 법을 안다는 전제 하에 대충 그려진 도안에 무성의한 설명이 나온 책을 보면 엄두가 안나서 시작조차 할 수가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잘 만들어진 책이다. 옷 도안 읽는 법이 친절히 나와 있고 설명도 꽤나 자세한 것이 초보자를 위해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줄일 때는 몇 단째 몇 코 몇 번 하는 식으로 세심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는 걸 보면 이걸 보고 옷을 뜨도록 만들 테야 하는 저자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다.

 가디건, 점퍼, 판초와 같은 옷과 목도리, 가방 등의 소품이 있고, 성인 남녀의 옷과 5~6세 정도의 아이들에게 맞는 크기의 옷도 있어 딱 그 시기의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식구 모두의 옷을 골고루 뜰 수 있겠다.  특이한 것은 한 명의 뜨개 디자이너가 여러 옷을 소개하는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을 만든 사람은 모두 18명이다. 18명이 자신 있게 내놓은 디자인의 옷과 소품에 대한 믿음을 갖고, 그 중에서 제일 쉽고 예뻐 보이는 옷에 도전해보고 싶어 생소한 뜨개실 종류의 이름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중이다. 라포니아, 메리노 골드, 코시마...무엇을 뜨느냐에 따라 굵기와 성질을 따져 실을 선택한 후 책을 따라 한올한올 포근한 완성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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