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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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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예술가가 아닌 다음에야 스스로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이라는 이 책의 제목부터가 부담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한 가지도 제대로 파악할 자신이 없는데 9가지 시선으로 예술을 얘기한다면 그 중 어느 정도나 이해할 수 있을지의 문제였다. 또한 예술에 대한 총체적 접근이 뜬구름 잡는 식으로 가기 쉬울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초반부터 꽤 쉽게 읽혔다. 첫 번째 시선은 '동과 서'라는 주제로서, 예술을 받아들이는 입장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분석한 것이었다. 어렵게 얘기하자면 한없이 현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얘기를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풀어놓은 것을 보니 갑자기 저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수없이 많은 책들을 탐독하고 경험하며 예술에 대한 조예를 깊고 넓게 확장해 나간 사람으로서, 이 정도의 경지에 오르기까지에는 많은 노력과 성실함이 수반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뒤따랐다. 얼른 책 날개를 펴서 저자 소개를 보니, 저자는 프랑스의 대학에서 실내디자인학을 전공하고 국내 회사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모 대학 실내건축학과에 몸담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처럼 어수선한 글도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하나, 이는 겸손함의 발로에서 나온 말로 느껴진다.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두서 없이 끄집어내어 많은 내용을 다룬 과정이 어수선함이란 낱말로 대치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시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통찰력 같은 것이 책의 내용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지엽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넓은 관점에서 예술을 바라볼 수 있었던 점은 참 좋았다. 아마도 그 대학 학과의 학생들은 모처럼 열심히 공부했던 학구파 스승이자 요점을 알기 쉽도록 요령 있게 전해줄 줄 아는 스승을 만났다고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도 과학적 원리를 적용한 원근법이 주관적, 감정적인 인간의 시각을 통일시켜 무질서를 바로잡은 이상화 현상이라는 관점의 두 번째 시선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세 번째 시선, 진화를 말한 네 번째 시선,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미술의 차이와 특징을 풀어낸 일곱 번째 시선 등 예술에 관한 폭넓은 시선을 만날 수 있다. 광범위한 예술을 이해하는 것이 이 책 한 권으로 해결될 리 없지만, 협소한 부분적 지식을 잇고 연결짓는 바느질의 역할을 해주고 있으므로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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