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인간, 다윗 - 영웅과 죄인이 교차하는 한 인간의 초상
데이비드 울프 지음, 김수미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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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환경에 놓여지더라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행동을 하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또한 같은 인물이 동일한 환경에 한번 놓여진다고 하더라도 같은 행동을 할 거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 두 개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1+1=2 라는 수학공식처럼 설명하기 힘들다. 따라서 인간은 복잡한 다원적인 존재이다.

 

문제적 인간 다윗이라는 책은 다윗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이야기해준다. 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인물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적 면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윗의 인생은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왕이 되기 전 이스라엘의 초대왕이 사울과의 대립과 갈등을 묘사한 전반부와 이스라엘 왕이 되고 나서를 그린 후반부로 나뉜다. 왕이 되기 전의 다윗은 모범적인 인물이다. 다윗에게는 왕으로서 갖춰야 할 자신감, 기지, 온유함,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 인정사정없는 단호함이 있다. 여기에 더하여 다윗이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하고도 두드러진 자질은 바로 경청하는 능력이다........다윗은 잘 들을 뿐만 아니라 세심하게 반응해줄 줄도 아는 사람이다. p .119-120”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존경받을 만한 인물인 다윗, 그러나 왕이라는 권력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나서는 다른 모습의 다윗을 보여준다. 부하의 부인을 겁탈하고 그의 남편을 전쟁에서 죽게 만든다. 하지만 종종 다윗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잔혹한 군주의 탈을 쓰고 스스로 죄책감에서 벗어난다. 매일 왕궁으로 출입하는 우리아를 볼 때마다 죄의식을 느낄 바에야 차라리 밧세바와 결혼해 버리자는 식이다. 어느새 다윗은 왕으로서의 특권의식에 뼛속까지 물든 나머지 죄의 소원을 품는 것은 물론 죄인 줄 명백히 알면서도 죄를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p.162” 이 부분에서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권력이라는 단맛을 본 인간은 정의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삭제해버리고 권력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권력에 취해 못쓸 짓을 한 다윗을 우리가 기억하고 본받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들처럼 바로 잘못을 하고 그것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은 양면성을 넘어 다원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실수를 범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잘못과 실수는 깨달음을 주고 믿음을 주며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하느님도 사실 다윗의 모든 행동을 어여쁘게 본 것은 아니다. 다윗은 일생 죄를 짓기도 하고 이 때문에 꾸지람도 많이 받지만 그래도 늘 하느님을 믿었다. 인생의 역경과 실패조차 하느님을 향한 그의 믿음을 쓰러뜨리지 못했고 오히려 더욱 헌신하게 만들었다. p.277” 그렇다. 다윗이 인류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 같은 변화무쌍함, 그리고 신과는 달리 완벽함이 아닌 모자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다윗은 문제적 인간이 아니라 인류를 대표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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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 - 칼을 품은 춤, 세도정권을 겨누다
이상각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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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이라는 국호를 가지고 살아온 500여 년간 27명의 왕들이 보위를 지키고 사라져 갔다. 그 중에는 누구나 왕으로서 인정하는 왕도 있었지만 어떻게 이런 사람이 왕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게 만드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많은 가능성과 잠재성을 가지고도 가진 수명을 다 하지 못하고 사라져 가야했던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조선의 왕이 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의 나라는 어떨까? 광해군, 소현세자, 사도세자, 정조 그리고 효명세자. 기득권과 싸우고 새로운 조선을 꿈꾸던 자들이다. 변화만이 살 길이며 그 변화의 중심에 백성이 있다는 것을 믿었던 이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새롭게 떠오르는 희망은 두터운 구름에 가리어 빛도 발하지 못하고 어둠으로 조용히 사라져 갔다. 그렇기에 그들은 조선의 슬픔이요, 조선의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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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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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사라진 후에는 칠흙같은 어둠만이 깔려있는 거리에 있는 것은 버려진 차량과 그 속에서 잠을 자는 듯이 앉아 있는 사람들, 부서진 건물사이로 보이는 여기저기 흩어진 물건들만이 존재하는 미래의 세상. 자기가 누구인지 자신이 누구라고 불리어지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세상. 오직 먹을 것만 찾아다니는 세상. 살아있기 보다는 길가에 죽어 있는 사람들이 더 부러운 세상.

 

이런 암울한 세상에서 인간은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만약 산다면 무엇을 위해 왜 살아가야하는 걸까?

 

 

‘로드’라는 소설은 이런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나의 존재이유는 필요가 없다. 단지 오늘 살기위해 먹을 것을 찾아 나서는 사람. 나와 똑같은 사람을 사람이 아닌 음식으로 여기고 먹는 사람. 내가 가진 음식과 몸을 덥힐 옷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남을 적으로 여기고 사람을 피해 도망 다니는 사람.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우리의 주인공인 일명 ‘그 남자’와 ‘소년’은 단지 한 가지 해변가로 가면 있을 지도 모를 희망을 찾아 하루하루 이동하면서 살아간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그 희망만이 그리고 부자간의 사랑만이 이 어둠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것이다.

 

 현대문명이 부서지고 남아있는 것이 없고 인간이 인간의 유일한 적으로 남아있는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희망이다. 그리고 서로간의 믿음과 사랑이다. ‘그 남자’가 죽고 유일하게 남은 ‘소년’은 어떻게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희망을 사랑을 믿음을 보고 다시 살아갈 이유를 얻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한 것이 인간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가? 과연 인간은 선으로 이루어진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명확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을 괴롭히는 것도 인간이며, 사람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는 것도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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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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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도 변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나를 둘러쌓고 있던 무거운 옷의 껍질들이 하나하나 벗겨지며 원래 몸 형태를 드러내고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만들던 하얀 입김도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다. 몸이 변하듯 주위의 세상도 변신을 시작한다. 동장군을 피해 땅 속 깊이 숨어있었던 파란 잎들이 추위에 얼어 버렸던 땅의 무게를 뚫고나와 새 봄의 소식을 전한다. 창문 사이로 비추는 햇살은 여느 때와 다르게 나의 세포 하나하나와 화학작용을 하면서 엔도르핀을 분비해 내며 소리친다. ‘잊어라, 고통과 아픔의 시간은.... 그리고 맞이하자. 행복의 순간을...’ 나의 몸과 나를 둘러쌓고 있는 세상은 봄을 알리지만 정작 나의 마음은 언제나 겨울이다. 새 봄의 소식보다는 나를 감싸고 있는 걱정거리와 답답함 그리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삶의 무게들만이 느껴진다. 하루하루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지만 여느 때처럼 나의 마음은 바쁘기만 한다. 따뜻한 햇살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본 적이 언제이며, 총총히 박혀있는 밤하늘에 있는 별과 토끼가 산다는 달을 봐라 본지가 언제이고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맞추어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에 빠져 나 또한 촉촉해지는 감정을 느껴본지가 언제인가? 오늘도 나는 바쁘기만 하다. - 일상 속의 깨달음

 

주위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어디를 가든 전화 한 통이면 나를 만나 줄 친구들 나와 함께 웃어주고 수다 떨어줄 사람들이 있다. 스마트폰의 주소록에는 나의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번호들로 넘친다. 그럼에도 나는 외롭다. 같은 식당에서 같은 식탁에 앉아 마주보며 식사를 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서로의 폰을 보며 가상의 현실에 빠져든다. 나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기쁨을 진심으로 함께 해 줄 사람이 없다. 허균과 기생 계랑과 같은 이성을 넘어서는 우정이 없으며 홍대용과 그의 벗들처럼 악기를 통해 하나되는 흥과 즐거움이 없다. 단지 우리에게는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만남을 가진다. 만남은 이어짐이다. 점과 점을 이어지는 단순한 물리적인 이어짐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알고자하는 마음의 이어짐이다. 마음을 이어주는 만남이야말로 맛난 만남이다. -맛난 만남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진짜로 미쳐 본 적이 있는가? 어느 하나에 미쳐보기 전에 생각해 볼 것이 많다. 금전적 혜택이 있는지,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 등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결국 어느 하나에 좋아서 미쳐보기 전에 넘쳐나는 잡다한 생각들로 미쳐버린다. 잊는다는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해서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될지, 출세에 보탬이 될지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냥 무조건 좋아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다는 말이다. 붓글씨나 그림, 노래 같은 하찮은 기예도 이렇듯 미쳐야만 어느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니 그보다 더 큰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미쳐야 할 것인가? p.30” - 벽에 들린 사람들

 

이 책은 조선 선비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을 알아보는 형식으로 글이 전개된다. 한 것에 미쳐 고수에 도달한 사람들을 모은 벽에 들린 사람들’, 조선 선비들과 선비들의 만남을 그린 맛난 만남’, 그리고 그냥 스치고 지나갈 정도로 평범하지만 조선 선비들에 눈에는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평범함을 묘사한 일상 속의 깨달음의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 가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족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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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 - 모든 위대한 사상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위대한 질문 시리즈
사이먼 블랙번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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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든 것은 상대적인가?

지식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중세시대에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지식이 과학의 발달로 거짓이라는 드러나는 것처럼 모든 지식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찬가지로 상대적 지식으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다. 1+1=2 라는 지식은 상대적 지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지식은 어떤 문제를 다루느냐에 따라 절대적일 수도 상대적일 수도 있다. 과학 수학등과 같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분야는 절대적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사회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은 개인이 살아온 역사와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13.왜 사물은 늘 변함이 없는가?

이 질문의 전제는 사물은 늘 변함이 없다, 다시 말해 규칙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규칙성이라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는 사실, 봄이 되면 꽃이 핀다는 사실 등은 우리의 후험적인 지식을 통해 규칙성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자연의 규칙성은 어떤 힘에 의해 작동하는 것인가? 자연 내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없으면 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이 신의 존재이다. 하지만 신이라는 존재는 의식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자연의 규칙성을 찾아내는데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신은 초월적 존재다. 문제는 이런 수식어들이 아주 인상적으로 들리지만 그 때문에 신이 어떻게 물리적 우주와 상호작용하는지, 어떻게 우주를 탄생시키고 질서를 유지하는지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신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p.213-214”

 

14.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는가?

무엇인가 있다는 말은 그것이 생기게 된 원인이 앞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태초에 결국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이 아무것도 없는 일 수도, ‘일 수도 있다.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태초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고 알고자 한다. 그것은 존재라는 것은 결국 유한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의 삶에 끝이나 고통이 없다면 누구도 세계가 왜 존재하는지, 왜 바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냥 당연한 것으로만 간주될 것이다.

p. 223.”

 

15. 무엇이 공간을 채우는가?

철학의 큰 관심사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관념적인 방법에 의해서인지 경험적인 방법에 의해서인지이다. 관념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감각으로 보는 세상은 피상적인 것이며 말 그대로 진짜는 감각으로는 인지될 수 없다는 것이며, 경험적인 방법은 우리가 감각으로 인지하는 세상 또한 진실한 세상이라는 논리이다. ‘무엇이 공간을 채우는가?’ 라는 파트는 바로 이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우리가 물체를 인식한다는 말은 물체의 본질을 인지한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대상의 작용, 즉 대상이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효과와 힘 때문에 인지되느냐 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물체의 본질, 다시 말해 관념론자보다는 경험론자들의 의견에 동조한다. 이 장에서의 결론은 이렇다. 단지 힘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p .247”

 

16.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자라온 환경, 배경 지식, 경험이 다 다르다. 당연히 관점이 다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포인트도 다르다. 같은 그림은 보더라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사람 간의 이런 차이점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지은이는 다시 이야기한다. 차이점이 있지만 보편적인 공통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아름다움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누구나 가지는 아름다움도 존재한다. 일출, 석양,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은이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그런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 안에 음악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

달콤하고 조화로운 소리에 감동하지 않는 사람은

배신과 책략과 모략에 능하다.

영혼의 움직임은 밤처럼 둔하고

감정은 저승처럼 어두우니

그런 사람은 믿지 말아야 한다.“ p.262

 

17. 신은 과연 필요한가?

신과 과학이라는 것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신이 창조한 인간과 자연은 결점이 없는 존재이며 그것에 반박하거나 딴지를 거는 행위는 신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이다. 그러나 과학은 인간의 결점을 인정하고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결국 중심에 신이 아닌 인간을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학문이다. 그럼에도 과학기술발달의 최고점에 달해 있는 현대에도 신, 즉 종교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은 우리의 행동과 의식에 브레이크 역할을 해 준다. 뿐만 아니라 서로를 연결해주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종교라는 것은 필요하다.

 

18. 무엇을 위해 사는가?

태고 적부터 인간의 눈은 두 군데를 향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초월적 선택 그리고 내재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유한성과 고단함을 부정하고 삶 너머를 바라보는 삶을 초월적 선택이라고 한다. 종교에서 말하는 죽음 이후의 삶이 아마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럼 당연히 내재적 선택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말한다. 삶의 고단함과 유한성을 인정하면서 그래도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삶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매일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 세계는 비록 단조롭고 익숙한 경험이 반복되지만 인간 존재에게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내재적 선택에서 보면 아기의 웃음, 무용수의 우아한 동작, 좋은 목소리, 연인의 몸짓, 심지어 지나치는 빛과 그림자나 바다의 속삭임도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삶의 과정에는 삶은 넘어서는 것도, 삶의 분리도 없다. 이 모든 과정이 지향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없다. 다만 그 과정 자체에서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삶에는 유일한 의미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p.286”

 

19. 나의 권리는 무엇인가?

인간이 무리를 짓고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법, 규칙 그리고 도덕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사회에 속해 있는 우리는 그 규율들에 영향을 받으며 당연히 우리가 가진 권리 또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으로 설명된 우리의 권리는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지은이는 말한다. 자유와 권리라는 개념은 구체화되어야 한다. p .306” 명확하게 기재되고 설명된 인간의 권리만이 억울함과 부당함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다.

 

20. 죽음은 두려운 것인가?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두렵게 여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종교적 의미에서 죽음이후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죽음을 경험한 이의 경험담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미지로 남아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종교적 의미를 빼고 자연적 의미에서 죽음을 바라보면 죽음이후에는 이다. 죽은 이는 아무것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한다. 다만 남아 있는 자들의 슬픔만 있을 뿐이다. 결국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죽기 전에 가지고 올 공포와 고통, 그리고 무엇보다 남은 자들의 슬픔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죽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우리의 죽음 또한 두렵지만 당연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탄생과 죽음은 인간 삶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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