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 정답이 없는 시대 홍종우와 김옥균이 꿈꾼 다른 나라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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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옥균하면 삼일천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처음으로 김옥균이라는 인물에 대해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기 부록에서 조선시대 말기의 풍운아라는 소개와 함께 수페이지에 달하는 간략한 인물소개였다. 갑신정변을 일의켜서 정권을 잡았고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조선을 회생시키기 위한 최후의 노력을 하였을 것이다. 뼈대 있는 안동김씨의 자손으로 태어나 당시에 출세가도가 앞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무엇때문에 그토록 무모한 시도를 하였던 것일까?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고 무너져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 불꽃을 피웠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내가 든든한 힘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남의 힘을 업고 무엇인가 시도하려고 하면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일본의 힘을 이용해 부국강병을 꾀했지만 복잡한 국제 관계에서 쉽사리 남의 나라를 도와주려고 나서는 나라가 있겠는가? 일본의 소극적인 대응과 청의 간섭으로 갑신정변은 3일만에 끝나고 말았지만 그 여파는 너무나 컸을 것이다. 어쩌다가 국가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이유야 어떻든 조선시대 후기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최후의 수단으로 그는 일본을 선택했을 것이다. 역성혁명이었는지 아니면 정권장악이 목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정권을 장악할 든든한 백도 없는 상황에서 그토록 무모한 정변을 일의킨 것을 보면 준비가 없었던 것 같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반란이 있었는데 성공하여 나라를 세우고 결국 왕권을 교체한 경우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혁명이나 반란은 실패를 하였다. 하지만 오죽하였으면 그토록 무모한 시도를 하면서도 정변을 일의키려고 하였겠는가? 책에서는 김옥균이라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홍종우에 대해 주로 다룬다. 강대국의 틈에 끼어서 청에 의존하였다가 일본편에 섰다가 러시아 편에 서는 박쥐같은 행태를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임금이라 불리는 고종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나라의 힘이 없다보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백성의 안위보다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급급하다보니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썩어빠진 지배층 때문에 나라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지고 백성들은 더욱 힘들수 밖에 없었다. 역사를 보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나락으로 추락한 경우가 많았다. 몽골 침입때도 그랬고 정묘호란, 병자호란의 경우도 명분을 내세우며 애써 시대의 흐름을 무시한 결과 왕은 치욕을 겪었고 백성들은 고초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사드 배치를 하고 그에 대한 경제 보복이니 한국산 불매 운동을 하는 현 시점의 국제 정세를 보면서 책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그 시절에는 우리의 힘도 없었고 시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눈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에 올랐고 그 시절보다 국방력과 경제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대 망상에 빠져서도 안되고 강대국이 틈 바구니 속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그런 외교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시대의 정치인들은 역사책을 한번이라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라면 절대 저런 판단을 결코 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판단을 내린다. 혹은 조선시대에 무능력한 임금들이 무리한 토목공사를 하여 백성의 고혈을 쥐어짜다가 수많은 민란이 발생하였고 심한 경우 왕위에서 쫓겨난 경우도 있지 않았던가. 국민의 혈세를 불필요한 토목공사에 낭비하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외교 정책으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조선시대 후기 정답이 없는 시대라고 저자가 말을 하는데 지금도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보는이들이 많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되었겠는가? 홍종우와 김옥균이라는 두 인물이 나라를 일의키기 위해 노력한 위대한 영웅인지 아니면 시대의 반역자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면 분명 백성을 위해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 했음은 분명해보인다. 그런면에서보면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과는 분명 달라보인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그리고 든든한 백도 없이 외세의 힘을 빌려서 정변을 일의키고 나라를 개혁하려고 한점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나의 힘이 아니라 전적으로 남의 힘에 의존한다는 것은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질 것은 뻔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김옥균은 왜 갑신정변을 계획했을까? 내가 그 시절에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시대를 잘못 읽은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국제 정세를 판단하는데 오판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비록 삼일천하로 끝났지만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상당히 크다고 본다. 그런데 만약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긑나지 않고 그의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우리 나라는 지금 어떻게 변해있을까? 역사에 있어 만약이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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