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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의 중국 - 중국 강남 (상해.남경.항주.소주.영파.양주.소흥…) 그리고 중국 속 한국 이야기
김성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남자들은 한번 이상은 가볼만한 곳이지만 여자들에게는 그닥 인기가 없는 곳이 바로 중국이 아닐까 싶다. 무협지나 혹은 80년대말 90년대초 영화계를 휩쓸었던 홍콩 영화 중에서도 무협지에 등장했던 시절을 다룬 황비홍과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특히나 그 로망이 더할 것이다. 나 역시도 뒤늦게 홍콩 영화에 재미를 들이고 삼국지를 읽으면서 중국이란 나라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80근이나 되는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는 관우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유럽만큼이나 넓은 면적과 오래된 역사를 가진 중국. 황하강과 우리가 양자강이라 부르는 장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으로 갈린다는데 그 강남이라는게 면적이 어마어마해서 내가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면적보다 크지 않을까 싶다. 중국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이민족이 세운 나라와 한족이 세운 나라를 구분해서 많이 외우는데 아마 조선시대 사대주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마치 한족이 세운 나라는 뭔가 정통성이 있어보이고 이민족이 세운 나라는 오랑캐의 냄새가 풍긴다고 해야할까? 대표적인 한족인 세운 나라이자 최초의 전성기를 맞이한 한나라의 경우 초한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우리의 역사와 함께 놓고보면 바로 고조선을 멸망시킨 한나라가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중국을 가까우면서도 먼나라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섬이 아니라 반도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북한에 의해 막혀 있어 섬나라와 진배 없는 것 같다. 다만 섬나라처럼 외적의 침입이 해로뿐 아니라 육로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다르지만 말이다.
나처럼 제조업과 관련된 직종에 일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자주 가는 해외 출장지가 어디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의 경우 중국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수많은 제조 공장을 유치하였던 중국. 아직도 엄청난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한참 기술이 밀려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엄청난 자본과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최근 100~200년을 제외하고는 세계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우리가 중국 여행가서 발 마시자 받을때 10~20년 뒤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고 한국인들이 중국인들 발 마사지 하는 날이 올것이라고 했었다. 발 마사지는 아니지만 명동을 비롯하여 제주도 등 관광지에는 중국인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쇼핑하는 금액도 엄청나다. 그만큼 중국 관광객이 늘었다고 좋아해야 할까? 어째든 우리는 중국과 오랜 경쟁과 협력 관계에 있었다. 제국주의 시대를 지나 근대화가 되면서 중공과 우리가 자유중국이라 부르던 대만으로 갈라졌지만 2개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독립을 요구하는 대만. 중국과 수교를 하기위해서는 대만과 수교를 단절하라는 중국의 요청에 의해 불과 열흘만에 대만과의 오랜 수교를 단절해버린 대한민국 외교부. 이에 대해 책에서는 지나치게 미화한 것이 아닌가 싶다. 힘의 논리에 의해 중국과 수교를 했다고 하지만 대만의 입장에서는 배신을 느끼지 않았겠는가? 처음에 대만과 수교를 할때는 중국의 정통성을 계승한 자유중국이며 중공이라 부르며 6.25에 참전했다며 그렇게 싫어했는데. 어쩌면 또다른 사대주의적 발생으로 책에 표현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혹은 지나치게 미화한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 정부가 잘못한 점은 제대로 지적한게 맞지 않나 싶다.
최근에 연극이나 발레와 같은 소위 말하는 영화와는 또 다른 문화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와 다른 점은 뭐니뭐니해도 줄거리와 내용에 대한 파악(?) 이다. 영화는 결론을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된다고 하지만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작품은 내용을 미리 숙지하지 못하고 보면 전혀 재미가 없다. 나는 [중국속의 중국]이라는 책을 연극이나 오페라처럼 내용을 어느 정도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본다. 중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중국을 한번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읽는다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거나 재미가 없다고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특정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간다거나 역사 이야기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에 대해 어느정도의 지식이 없다면 흥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수천년이 넘는 중국의 역사에 대해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나라 말기까지의 역사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다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게다가 책에서 소개된 상해, 소주, 향주 등을 여행한 독자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나도 중국 출장과 여행은 몇번 다녀보았고 실제로 가본 곳과 들은 적이 있는 곳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재미가 배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역시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찍은 사진을 소개하거나 베낭하나 짊어지고 카메라 메고 만나는 사람들 혹은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수천년된 중국의 역사를 강남으로 좁혀서 소개하고 설명하는 책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와의 관계. 물론 앞서 말한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좋은 점만 부탁시킨것이 아닌가 싶다. 고조선때부터 계속 대립해오지 않았던가? 물론 신라시대나 조선시대처럼 사이가 좋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몽고의 침입으로 수많은 문화재가 불타기도 하고 청나라의 침입으로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지 않았던가. 내가 책을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떤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서는 제대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본다. 만약 내가 지적한 것처럼 좋은점 나쁜점 다 표현하려고 했다면 이도저도 아닌 책이라고 혹평을 들을지도 모를일이다. 아이들과 아내의 친구의 가족들이 중국에 주재원으로 있어서 내년쯤에 중국에 놀러가자고 하던데 이 책을 들고가서 스토리가 담긴 제대로된 중국 강남 여행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