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잡히는 전쟁과 미술
최영진 지음 / 평화서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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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본디 탐욕적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자하는 욕심 때문에 지속적으로 전쟁을 해왔다. 물론 인간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을 봐도 서로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다른 무리를 공격하여 쫒아내기도 하고 경쟁에서 밀려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규모 면에서 차이가 나고 전쟁의 원인도 단순히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함이 아닌 자존심 문제와 같은 작은 사건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의 결과는 너무나 끔찍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사고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동물들이 인간을 바라본다면 기아나 질병, 재해 등과 같은 통제 불가능한 요인이나 전쟁과 같은 통제 가능한 방법으로 인구를 조절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전쟁으로 인해 죽은 사람들 보다 질병이나 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일 뿐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기도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적을 제압하기 위해 기술이 발전하게 된다. 신석기 시대를 거쳐 청동기 시대 철기시대로 넘어오게 된 배경도 보다 강력한 무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지 않았겠는가?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다양한 살상무기들이 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비약적인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어쩌면 전쟁도 없지지 않을지도 모를일이다. 물론 고대의 전쟁들은 지금과는 달리 대량 살상이나 테러를 이용해 상대방을 협박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비열한 방법이 아니라 책에서 소개된 것처럼 정정당당하게 무사들간의 1대1 대결을 중시하였을 것이다. 많은 영화의 소재중 하나가 전쟁인데 멋있게 갑옷을 차려 입은 장수들이 나와서 예를 갖춰 서로 인사를 하고 상대편의 시신에 대해서는 훼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가 세월이 흘러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승리만이 목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전쟁의 역사에 대해 알기는 쉽지가 않다. 지금이야 목숨걸고 취재하는 종군 기자 덕분에 안방에서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시 상황을 볼 수 있지만 과거에 대해서는 오직 기록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록들이 이순신 장군이나 로마의 카이사르처럼 일기로 남겼을 수도 있고 승리에 대해 그림으로 남겨달라는 요청에 의해 화가의 작품으로 탄생한 것도 있을 것이다. 최근의 전쟁이야 다양한 영상매체나 사진으로 사실에 대해서만 접할 수 있지만 수세기에서 수십세기 전의 전쟁에 대해서는 화가의 상상력에 의존해야만 한다.


  때로는 왕이나 장수를 영웅시 하였을 수도 있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서 표현하였을 수도 있다. 또한 동영상이 아닌 정적인 이미지로 표현해야 하므로 치대한 실감나게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입체감있게 표현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작품들만이 살아남아서 후세에 전해지게 되므로 화가들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예술 작품을 보면서 단순히 잘 조각했다 내지는 잘 그렸다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저 작품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알게 된다면 보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미술 작품을 보면서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옅볼 수 있는데 책에서 소개된 사진은 지면의 한계가 있어 많이 아쉽긴 하다. 저자가 최대한 시대적 배경을 조사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물론 인물들의 자세한 성향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위인전을 참조해야 할 것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만약 내가 이 시대에 살았더라면 나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라는 것이다. 어릴적이야 내가 항상 주인공이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훌륭한 지휘관이 되어 부대를 이끌고 천하를 호령하는 상상을 했지만 지금의 나의 모습에 빗대어 본다면 전장에서 사라져간 이름없는 병사에 불과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름없는 병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지휘관이야 자신의 명예를 위해 혹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비굴하지 않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나 오로지 명령에 의해서 움직여야 하는 병사들의 심정은 어땟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제 6.25 기념일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뉴스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보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름없는 학도병들에 대한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포탄에 의해 사지가 찢겨나가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직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전장을 지켰을 것이다. 죽음보다 더한 극한의 공포를 느끼며 혼미해져가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전장을 지켰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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