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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묻고 싶은 24가지 질문
정래홍 지음 / 수선재 / 2012년 12월
평점 :
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십자군 전쟁에 대해 배웠다. 신의 이름을 빌려 교황이 벌인 전쟁.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십자군들은 처음에는 기세등등하게 예루살렘을 탈환하였으나 점차 타락해갔다. 그리고 지금도 예루살렘은 세개 종교가(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공존을 하고 있지만 나는 중동의 화약고라 생각한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종교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바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전쟁이 되었던 순교가 되었든 말이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파될때 그랬고 조선시대 말기에 천주교가 전해질때는 훨씬 심했을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굳이 남의 나라에까지 힘들게 찾아와서 설파를 하고 순교를 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무신론자가 되기로 했다. 이유는 두가지. 첫째가 종교란 지배층들이 피 지배층을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종교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둘째는 나는 자연과학자가 될 것이므로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없다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 간다. 신은 한번도 믿음을 강조한 적이 없으며 신을 믿지 않는다고 전쟁을 불사하라고 지시하거나 지옥으로 떨어뜨린다는 말을 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인류는 하등 동물에서 부터 진화를 하였다는 것인데 어떻게 진화를 하였는지 그리고 태초의 생명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이런 것들은 모두 미스터리 인 것이다. 만약 이 비밀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며 이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것도 자연과학 전공 교수님으로 부터 말이다. 종교와 과학은 함께 철도와 열차처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인간이 어쩔 수 없는 것 과학도 풀지 못하는 영원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로 남을때가 가장 좋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신은 인간들에게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 준다는데 왜 나에게는 이련 시련을 내리시나요?' 라고 말이다. 아마 신은 인간을 만들고 자율성을 부여하지 않았다 싶다. 정말 고통스러워 견딜 수 없었겠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신에 대한 믿음 내지는 자신에 대한 믿음. 신을 믿건 나 자신을 믿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어떤 게으름뱅이가 맨날 기도만 했다고 한다. 제발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매일매일 그것도 아주 간절히...하지만 신은 답답해했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알았으니 제발 로또 좀 사라고...'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신에게만 의존하는 바보가 되어서도 안되고 세상에 믿을 것 하나도 없다는 비관적인 자세도 아닌 중용을 지킬때 우리의 인생도 보다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