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인문학의 시작은 무엇일까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ㅣ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어릴적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시간이 날때마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곤충을 관찰하고 동물원에 구경가는 것이 낙이었던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어릴적 꿈을 잊지 못해 이과를 선택하였고 물리학, 화학 등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인문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철학, 예술, 역사 등은 관심밖이었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 그냥 암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문과생들이 들으면 반대로 얘기할지 모르지만 인문학은 나에게 수면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최근 들어 인문학에 대한 때아닌 열풍이 불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재조명이라기 보다 우리와 거리를 두고 있었던 분야에 대한 관심이랄까? 그 배경에는 이제 어느 정도 의식주가 해결되어 즉 먹고 살만해졌다는 인식 때문은 아닐까 싶다. 사실 나도 인문학이 무엇인지 어느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지 큰 관심은 없었다. 그저 젊어서는 자연과학을 나이가 들어서는 인문,사회과학을 공부하라는 생각만을 가질뿐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현대 이후, 현대 이전)철학으로 저자는 나름 분류를 하였는데 사실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교양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미술관을 찾기도 하고 서양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사색에 잠긴든 바라보지만 배경을 모르고서는 그저 유화로 그린 그것도 아주 잘 그린 그럴사한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천재라 부르는 화가들은 그림속에 역사적인 배경이나 혹은 신화속에 나오는 인물이나 사건들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도 이런 역사적 사실이나 명화속에 숨겨진 트릭이나 미스터리에 대해 공부를 해왔기에 책에서 소개하는 화가들과 그의 작품이나 성향들을 암기하는 수준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역사 부분에서도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것처럼 모든 서양 역사를 통틀어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턱없이 부족해 주요 역사적인 사건과 의의에 대해 논리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물론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뜬 구름 잡는 소리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고대와 중세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종교가 빠지지 않고 암흑의 중세를 지나다보면 르네상스를 비롯한 찬란한 문화를 알게 되고 사상이 무엇이며 혁명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역사가 흐르면서 시대가 변화하고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변하면서 관심사가 변해서 그렇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사상이나 의식보다 경제, 부 이런 것이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수백년 뒤에 최소한의 인문지식에 포함되어야할 내용이 법률이나 경제학이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약간 거슬린다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최소한의 인문 지식에 대해 소개를 하는 것인데 서양의 역사와 신화 등에만 소개가 되어 있고 동양에 대해서는 배제된 것이다. 물론 동서양의 차이 내지는 추구하는 학문이 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양에서도 서양회화와 같은 거장들이 많은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으며 그리스 로마와 비슷한 시기에 공자와 같은 사상가들도 등장을 하였다. 만물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았기에 의술도 동서양이 다를 수 밖에 없었지만 동양의 철학과 사상들이 소개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다. 이것이 내가 동일한 제목으로 2권이 출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