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 가축사육, 공장과 농장 사이의 딜레마
박상표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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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매년 추석과 벌초할때가 되면 저녁에 옹기종기 모여 친척들끼리 숯불에 삼겹살과 목살도 구워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역시 숯불에는 목살이 좋다부터 시작해서 쇠고기는 등심보다 갈비살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축산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이 2명이나 있으니 누구보다 이런쪽에 정보는 밝은 편이다. 목살이 숯불에 구워먹기는 좋지만 보통 주사를 놓을때 목에 맞히므로 목살에 육질이 뭉쳐 있으면 좋지 않으니 잘라내고 먹어라. 삼겹살을 구울때 하얀 기름이 나오면 그것은 바다건너 배타고 오느라 냉동시킨 것이므로 좋지 않다는 둥 이런 말 듣다보면 정말 세상에 먹을 것이란게 없을 정도다. 얼마전에 읽은 채소 관련 책에서는 유기농 채소를 먹어야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았었다. 뉴스나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 보면 가축 집단 사육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수없이 늘어놓는다. 물론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환경단체에서 조금 오버해서 심각하게 다루는 것처럼 가축 밀집 사육도 도를 지나쳐서 보도하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쳤더라도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어릴적에 읽었던 동화책을 보면 가축들은 행복하지는 않았어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인이 보면 반갑다고 꼬리치는 강아지부터 먹고 남긴 음식물 찌꺼지지만 혼자 뒹굴 수있는 축사안에서 마음껏 먹었던 돼지, 학교 수업 마치면 소 몰고 둑으로 가서 풀 뜯게 하고 이런 장면들이 나온다. 하지만 요즘 둑이나 밭에서 소를 구경하기가 참 힘들다.  

 

  소는 위가 4개가 있어 되새김질을 하기 때문에 막창이나 곱창을 요리해서 먹으면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수입산 소는 맛이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산 수입소의 대부분은 옥수수와 같은 곡물사료나 동물성 단백질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굳이 되새김질을 할 필요가 없어 위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쇠고기를 먹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돼지고기를 먹은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기계화된 대량 생산 덕분에 1년에 몇번 구경하기 힘들었던 고기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문제가 심가하다는 것이다. 임산부들은 태아를 위해 감기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산후에도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아이에게 해가 될까봐 약은 물론이며 술, 커피 등도 멀리한다. 그렇나 아이들에게 주는 분유나 우유의 공급원인 소는 인간보다 훨씬 많은 항생제를 먹고 산다. 아무리 산모가 약을 멀리하려 해도 이미 다른 음식으로 부터 공급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뿐이겠는가? 요즘 성장기 어린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이 성 조숙증 때문에 생리가 빨리져 인위적으로 늦추려고 한약을 먹기도 한다는데 그 원인이 계란에 있다고 한다. 몸에 좋다고 계란과 우유를 권장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이런 이유로 먹지 말라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병아리를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 성장 촉진제를 먹기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계란을 먹지 않고 살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트에 가면 유기농이나 유정란 이라는 이름을 달고 제값보다 2배가까이 비싸게 파는 농축산물을 볼 수 있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vs 유기농이라고 100% 믿을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대립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고기를 안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농사를 짓고 집 앞마당에 닭을 풀어 키우고 그 닭이 낳은 계란을 먹으면 되는데 말처럼 쉽지도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전혀 없는 것일까? 해결책을 찾기 위해 책을 집어 들었지만 문제점의 나열과 다소 과장된 듯 보이는 현실에 대한 보도. 그리고 짧은 해결안 제시에 대해 약간의 실망을 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런 가축 복지 유린과 집단 사육에 대해 모르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알고 해결책을 찾고 싶었던 나로서는 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안을 찾지 못하고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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