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 당신의 두뇌를 믿지 마라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양을 100마리 넘게 키우는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아침이 되면 양들을 모두 풀어서 풀을 뜯게 하고 저녁이 되면 모두 몇마리인지 세면서 우리로 몰아 넣었다. 하루는 지나가던 한 젊은이가 물었다.

'영감님 양들이 모두 몇마리인지 기억하세요?'

'암, 기억하고 말고. 모두 137마리야'

'와, 대단하세요. 그럼 영감님 연세는 어떻게 되세요?'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니 연세는 모르시면서 양들의 수는 어떻게 다 기억하세요?'

'그거야 내 나이는 아무도 훔쳐가지 않지만 양들은 누가 훔쳐갈 수도 있으니 기억해야지.'

  이렇듯 사람의 두되는 기억하고 싶은 것은 정확히 기억하면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나 보다. 나이가 들어도 매일매일 양들의 숫자를 세는 복습을 하다보니 또한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이라는 책 제목이 나에게는 뭔가 큰 의미를 주는 것 같았다. 나도 내년이면 불혹이라 불리는 마흔이 되지 않는가? 학교 다닐적에 마흔이 되면 머리가 나빠서 노래 가사를 외우려고 해도 제대로 외울 수가 없는 나이라고 하는데 한달전에 주고 받은 메일 내용이나 회의 결과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꼭 그런것 같지는 않은것 같다. 근데 예전과 달리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해야할 일을 깜빡깜빡 잊어버릴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점점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서라고도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장기 기억이든 단기 기억이든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학창시절에는 영어 단어를 하루에 수십개씩 암기하곤 하였는데 지금은 하루에 10개는 고사하고 5개도 외우기 힘들다. 머리가 나빠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예전처럼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을 뿐더러 점점 경험치가 늘어나다보니 쉬운 단어가 아니라 조금씩 어려운 단어를 암기하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우리네 부모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아 그것 있잖아...이렇게 생긴거..' '걔 있잖아, 아 누구더라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데...' 책에서 말한대로 연상되는 모습들은 기억하지만 사람이나 사물을 구분하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때가 있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 연상되는 단어나 문장을 입력한 하면 척척 검색해주니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당황해하거나 기억해내느라 밤잠을 설치는 일 따위는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노하우라는 말대신 노웨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다. 지식보다 지혜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기억이 전혀 필요가 없을까? 나도 학교다닐적부터 고민을 해왔는데 이런 고민을 할 사람이 영화 감독이 되어 만든 '메멘토'라는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 아무리 메모를 잘해도 기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어려운 수학 공식을 왜 암기해야 하느냐. 풀어서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딜레마에 빠져도 보았지만 어렵게 공식을 증명하는 시간을 벌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것 아닌가? 그래서 물리시간에 양자이론이니 상대성이론 등에 대해 공부한 사람은 아인슈타인보다 똑똑하지 않은가? 물론 지혜는 떨어지겠지만...지혜라는 것도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고 아무리 디지털 비서가 똑똑해도 내 머리를 따라올 수 없는 법이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에 와서 기억력을 향상 시키고 학습을 할 것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2세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아이들에게 훌륭한 스승이 되도록 가이드를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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