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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으로 산다는 것 - 사장이 차마 말하지 못한
서광원 지음 / 흐름출판 / 2012년 7월
평점 :
어릴적에는 누구나 큰 꿈을 품고 산다. 적어도 나는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말이다. 그 꿈 중 하나가 사장 이나 감독 혹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사실 어릴적에는 이것저것 잘 모르니까 이런 꿈을 간직하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하긴 직장생활을 수십년하고 나서도 사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자리인지 제대로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을 수차례 보아왔다. 속담에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뱀의 꼬리는 되지 말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저 머리가 시키는대로 끌려다니는 꼬리는 오히려 속편한지도 모른다. 위험한 것도 머리가 먼저 겪을 것이며 모든 판단도 머리가 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 부장으로 있으면서 중소기업 사장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저런 자리에 앉아 직원들을 부리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급이 다르다고 본다. 중소기업 사장이라도 엄연한 사장이며 부장이라는 자리는 회사가 아무리 커도 조직내의 일원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본인이 수장이 되어 여러 사람들을 통솔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그 스트레스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사장님 간담회를 마치고 식사하는 사적인 자리에서 누가 물었다. 사장이나 임원이 되면 어떻냐고? 대답은 가족들과 1년에 10번 이하로 같이 식사할 생각이 있고 주말은 5번 이하로 집에서 보낼 생각있으면 사장이나 임원을 하라고 말이다. 어떤 책에서는 사장으로 일하면서 가족들도 챙기고 아이의 발표회에도 참석하는 훌륭한 아빠가 소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현실에 대해 심하다고 표현할 만큼 정확히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비약적으로 논리를 전개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사실 한번 살다가는 인생 멋지게 내 이름 석자를 남기고 싶은 사람들도 많지 않겠는가? 그리고, 사람마다 자기 자리가 다 있듯이 사장 자리도 다 정해져 있는 법이다. 누구나 다 피하려 한다면 누가 힘든 자리를 스스로 맡으려 하겠는가?
예전에는 직장인들의 희망사항 1위가 사장이나 임원이 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정년퇴직이라고 자조석인 말을 한다. 평생 직장이라는 용어가 사라진 지금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직급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청춘이여 도전하라!' 이런 말만 듣다가 이 책을 펼쳐들고 자칫 두려움(?)에 휩싸여 도전을 두려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뒤 재보지도 않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젊음에게도 브레이크가 필요하듯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이다. 자칫 독단적으로 빠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반대 급부에 대해 일러주는 것이다. 정년 퇴직을 앞두고 명퇴를 선택하고 중소기업에 임원으로 있다가 까짓것 나도 아는 인맥을 동원해서 한번 해보자고 회사를 박차고 나와 스스로 사장의 자리에 오르지만 준비가 안된 사람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최소한 [사장으로 산다는 것] 한번 읽고 자신의 그릇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준비를 한다면 성공의 확률을 1%라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책을 다 읽었으니 우리 사무실에 자루 들르는 협력업체 사장님께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