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사회 - 솔깃해서 위태로운 소문의 심리학
니콜라스 디폰조 지음, 곽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카카오톡과 문자를 통해 널리 퍼졌던 인터넷 괴담이 있었다. 중국에서 온 장기 매매업자들이 약초를 파는 상인을 가장해 안 사도 좋으니 냄새만 맡아보라고 했을때 냄새를 맡게 되면 기절하게 되고 어디론가 납치해간다고 이런 소문을 널리널리 퍼뜨려야 한다고 여기저기 소문이 퍼졌다. 2~3주 정도 지난뒤에 알게 되었지만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괴담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괴담 말고도 루머들은 많이 떠돌아 다닌다. 회사에서는 10% 정도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회사 복지가 향상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도 떠돌아 다닌다. 도대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사소한 장난이나 혹은 이를 인터넷에 올리고 방송에서 잘못된 문자를 받고 근거없이 떠들어버리는 바람에 일파만파 퍼져서 순식간에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가기도 하고 좌절시키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이었는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더 이상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괴담이 떠돌기도 한다. 연말 상여금이 나온다거나 하는 소문은 들을 때는 그나마 기분이 좋아질 수 있으므로 죄의식은 가질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 허위로 밝혀졌을때 허탈해할 모습을 생각한다면 결코 유쾌한 소문은 아니다. 

 

  이런 괴담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훨씬 전부터 떠돌아 다녔다. 실제로 내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 구미호 사건이 전국을 시끄럽게 하였다. 예방접종을 맞던 학생이 갑자기 구미호로 돌변해서 사람을 해쳤다는 말에서 발단이 되어 어른을 해치지는 못하고 어린 학생들이라도 3명이상 몰려다니면 괜찮다는 그런 이야기가 1주일 정도 학교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모든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다시피 하였고 하교를 할때도 삼삼오오 몰려다녔다. 그렇다가 괴담이 극에 달했던 다음날 등교를 했더니 모두 거짓이었다고 밝혀졌다. 도대체 누가 근거없는 소문을 만들어 냈으며 또 어쩌다가 사실로 밝혀졌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럼에도 우리는 괴담에 떨기도 하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옛날 속담에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라고 하였는데 실제로 땅덩어리 넓기로 유명한 중국에서도 소문이 퍼지는 속도가 가히 놀랍다고 하는데 소문의 힘은 이토록 대단한 것이다.

 

  이런 근거 없는 루머를 만들어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는 징계를 받기도 하고 함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직원들을 한 순간에 동요시키는 이런 류의 루머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최초 발설자를 추적하여 본보기로 삼기 위해 징계라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런 루머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인사 제도가 변경될 경우 미리 소문을 퍼뜨려서 직원들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리도록 하고 정작 변경된 인사 제도가 발표되었을때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는데 활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이런 루머에 속았다는 사실에 억울해하기도 하고 자신이 전파한 소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뿌듯해하기도 한다. 흔히 소식통이라고도 불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사내 정치에 활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런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퍼뜨리기도 하고 괜한 소문에 기뻐하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소문은 사실로 밝혀지기 전에는 루머에 불과한 것이다. 루머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루머가 사실로 되기전에 걱정대신 준비를 하고 미리미리 고민한다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나가게 될 것이다. 소문은 소문일 뿐 믿지는 말자가 아니라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니라면 사실로 될 확률도 높으므로 자신이 잘 판단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비를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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