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가 - 어제와 오늘을 알면 내일의 길이 보인다
이수광 지음 / 소울메이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왜 역사책을 읽으며 열광할까?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극이나 역사를 다룬 영화에 관심이 많아지는 이유가 뭘까? 흥미를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무협지와 같은 전쟁이야기 자체를 즐겼지만 점차 역사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젊어서는 물리학나 생물학과 같은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아 해양과학을 전공하였지만 나이가 점차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인문과학에 관심이 많아졌다. 이런 현상은 나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학창시절 역사란 년도와 인물 등을 암기해야하는 아주 지긋지긋한 학문이었다. 게다가 역사학을 가르키는 선생님들 역시 인간 복사기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칠판 한가득 참고서에 있는 내용만 옮겨적을 정도니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게다가 수능이나 내신에서 비중도 높지 않으니 관심 밖이다. 그렇다가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인간관계가 복잡해지다 보니 대인관계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술자리에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아지는데 이야기 주제가 한정되어 있다면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역사에 관심이 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삼국지를 세번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지 말라는 말에 5권에서 10권씩 되는 삼국지를 읽으며 중국의 역사에 눈을 뜨게 되고 손자병법을 읽으며 전략과 전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 중 하나인 조선왕조 실록을 읽으며 사극을 보며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으며 단순한 흥미를 뛰어넘어 인물에 대한 나름대로 재평가까지 하게 되었다. 역사를 읽는 것이 저자의 말대로 미래의 비전을  위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그 인물들 속에서 나와 비슷한 캐릭터나 롤모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힘든 현재를 어떻게 극복하여 미래를 설계할지 고민할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해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종이와 다른 저장매체가 발달한 것이 아니어서 역사를 조작하고 자기 입맛대로 기술하는 것은 쉬웠을 것이다. 삼국사기의 경우도 경주 김씨인 김부식이 자신의 조상들의 업적을 치하하느라 상당 부분을 왜곡하지 않았던가? 수백년전에 기록된 역사서이지만 오늘날에 와서 재검증을 하면서 오류에 대해 바로잡고 있지 않는가? 하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도 언론을 장악해버리면 쉽게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일 수가 있는데 수백년전에는 훨씬 쉽지 않았을까? 그래서 우리는 더욱 역사에 대해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속아왔으니 지금은 안 속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은 우리를 속이고 있으니 말이다. 베트남전을 공산주의로 부터 월남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식민주의 사관에 의해 잘못배웠는데 실상은 베트남의 독립전쟁이었던 것이다. 미국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그릇된 교육을 받았던 것인데 저자도 그런 미제국주의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정치나 사상 따위에는 관심이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을 지울수는 없었다. 마치 미국이 우리를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시켜준 것이며 남한만이라도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선전하는 것 같다. 근데 6.25전쟁이 우리 민족의 전쟁이겠는가? 미국과 소련으로 양분되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리전이지 않았는가? 자기네들 영토를 재더미로 만들기 싫어서 우리내 영토를 유린했다고 생각한다. 마치 민주주의가 모든 사람을 잘 살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의키기에 충분하다. 책의 분류가 역사/문화이기에 사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대로 과거에 우리의 선조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또 다시 저지를지도 모른다. 그냥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말이다. 식민사관에 대한 주입식 교육을 시킬 수도 있으며 미국식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착각 말이다.

 

  어짜피 역사란 기록하는 사관과 해석하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진실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역사란 의견이 분분하기에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왜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