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버린 사람들 - 1866, 애절한 죽음의 기록
이수광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무신론자이며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신에게 귀의한다거나 매일 매일의 기도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종교가 우리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알기에 학문의 하나로서 종교를 배우고자 한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신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에 의탁하는 것이다. 어짜피 한번 살다가는 인생 영원할 수 없으니 종교를 믿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생활하다보면서 참 인격적으로 덜 완성이 된 사람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을 대할때마다 속으로 '너 그렇면 지옥간다'라고 말을 하곤한다. 그렇게 본다면 종교의 힘은 대단히 크기에 내가 지금 조금 손해보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신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만 간직한다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후기에 핍박받던 백성들 사이에 천주교가 널리 퍼졌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천주교 뿐 아니라 동학이라고 알고 있는 천도교 역시 빠른 시간내에 시세를 확장하지 않았던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상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획기적(?)이었겠는가?  

 

  종교나 정치,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민감한 부분이라 함부로 입에 올리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나는 종교란 지배계층들이 피 지배계층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수단에서 시작되었다는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삼국시대에 전파된 불교가 그랬고 이슬람교나 가톨릭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사실이야 어떻든 자기 백성을 보호해야할 지도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종교를 탄압하고 심한 박해를 하였다는 사실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백성들이 있어야 임금도 존재하는 것인데 자생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강제로 막으려고 했으니 얼마나 사회가 곪아터졌는지 알만하다. 전쟁이 벌어지면 끝까지 나아서 백성들과 함께 지켜내야할 터인데 그렇지 못하고 가장 먼저 피난길에 오르는 임금을 누가 신적인 존재라 믿고 따르겠는가? 스스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병도 조직하고 품앗이를 위해 계를 만들어 생존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만 했던 백성들에게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모진 박해를 가했다니...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래도 만약 개화기때 아니 그 이전에 1800년대에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중국만이 세계의 전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즉 중화를 거스렀다면 어땠을까? 사실 고려시대만 해도 벽란도를 통해 이슬람 상인들과도 거래를 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중국외에는 기껏해야 일본 통신사 정도 밖에 없었으니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는 이미 예견되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 조선의 역사나 숨은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신해박해니 병인박해 정도 혹은 수천명이 순교했다는 정도만 알고 어떻게 혹은 왜 그렇게 순교할 수 밖에 없었으며 조선은 자국의 백성 뿐 아니라 외국의 선교사들까지 무자비하게 학살하였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만들었다. 나도 신이 아니기에 왜 그런 박해를 하였는지 정치적인 배경이나 순교를 택한 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한쪽은 억압받고 굶주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고 또 한쪽은 자신만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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