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처럼 사고하기 -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과학자 37인이 생각하는 마음, 생명 그리고 우주
에두아르도 푼셋 & 린 마굴리스 엮음, 김선희 옮김, 최재천 감수 / 이루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대학교 4학년때 토익 학원을 다닌적이 있었다. 그때 유명 강사님께서 나에게 던진 질문이 자네 전공은 무엇인가였다. '해양과학입니다.' '해양공학?' '공학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그럼 과학과 공학의 차이가 무엇인가?' '과학은 기초학문이며 공학은 과학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응용한 학문이라 봅니다.' '좀 어려운데 쉽게 설명하면 어떻게 되나?' '한마디로 과학은 돈이 안되고 공학은 돈이 됩니다.'

순간 좌중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그럼 돈 안되는 과학을 왜 전공으로 하냐고 물었다. 그저 학문이 좋아서 그렇다고 말을 하였지만 사실 그때의 나는 외도를(?) 생각한 뒤였다. 항상 자연과학은 배고픈  학문이라는 선배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공학도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이처럼 과학자의 길은 멀고도 험한가보다. 과학이라 함은 자연과학, 인문과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데 과학자라고 함은 자연과학자만을 말하니 좀 이상하기도 하다.

 

  유명한 과학자라면 나는 뉴튼이나 다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왜냐면 어려운 공식을 많이 만들지 않아 비교적 수업시간에 나를 피곤하지 않게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뉴튼의 경우 자신의 실험에 너무 충실하다보니 종종 잊어버리기 일 수였는데 계란을 삶는데 자명종 시계를 넣은적도 있다고 하지 않은가? [과학자처럼 사고하기]를 읽다보면 독자를 위한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원핵세포와 진핵세포가 나오니 말이다. 근데 왠만큼의 상식이 있지 않고서야 세포질의 유무에 따라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를 나눈다고 해서 제대로 이해할 독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정작 중요한 것은 원핵세포니 진핵세포니 진화론이니 자연선택이니 하는 용어의 정의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과학자들은 불친절하다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 왜냐면 자신들만이 아는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전공자인 나의 변명은 다르다. 우리가 회계학이나 법학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용어를 접할때는 일상생활에 필요하니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과학자들이 말할때는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그냥 생기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자연과학도들이 푸대접을 받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이다.

 

  사실 책 내용으로 왈가불가 하고 싶지는 않다. 도중에 외도를 한 과학자를 꿈꾸던 1인으로서 감히 위대한 37명의 과학자의 의견에 이러쿵 저러쿵 토를 단다는 것은 무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뭔가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다. 자연과학이 만만한 학문은 아니므로 전공서적에서 다룰 법한 내용을 37명의 각자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표현하기에는 무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프로이드의 심리학에서 나오는 꿈과 과학자들이 말하는 꿈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 않을까? 남성이 어떤 여성에게 이끌리는지를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무엇보다 나의 자손을 가장 널리 퍼뜨려줄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래서 혈액형별로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는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해버릴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과학은 가장 기초적이고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학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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