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 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김옥영.강필규 지음 / 에디터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12년이 지났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겠는가' 이다. 그러면서 퇴직금을 모아서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막상 쉽지 많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은 하였지만 직장이 또 하나의 울타리라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연말 정산등도 쉽게 할 수 있으며 몸이 아프거나 다른 핑계거리가 있으면 하루 휴가를 사용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며칠뒤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몰라도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과 1년에 한번 정도 지급되는 성과급. 뻔한 월급에 열심히 일해도 전부 내돈이 되지 않는다는 불평을 하며 살아왔다. TV를 켜면 왜 그렇게 대박나는 집은 많은지 나도 손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창업 아이템을 스스로 선정해보기도 했다. 남들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 뭐 있겠냐며 뛰어보려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사업자 등록증 내고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힘들어도 가게문은 열어야 하며 장사안된다고 가게문 닫을 수도 없는 것이며 직장다닐때는 '내돈 아니니 뭐' 하면서 그닥 아끼지 않았던 전기나 수도세 등이 모두 비용으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것이다.

 

  [4천만 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라는 제목만 보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있는 것으로 오인할지도 모르겠다. 경매에 관한 책도 읽어보면 누구나 많지 않은 돈으로 시작하여 부자가 되었다고 하지만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 직접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며 가격흥정부터 시작해서 때로는 고성이 오갈 수도 있고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IT업종에 근무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3D 업종이며 제대로 대접 못받는다고 생각하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직업이라 생각했다. TV에 등장하는 요리사들을 보며 근사한 직업이나 혹은 정년이 보장되는 전문직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새벽에 일어나서 식사도 못하고 남들 밥 챙겨줘야 하고 하루종일 서서 일하며 휴일도 없이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내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정말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것 하나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있겠냐만은 우리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일이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창업을 해야겠다거나 창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이 아니라 무작정 창업하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접기로 마음 먹었다. 저자의 말대로 정말 절박하지 않거나 이것이 아니면 할 것이 없다라는 각오가 아니라면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것이며 직장에서의 실패처럼 고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주저 앉아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단골 식당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 정말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이 많으시구나 내지는 행여나 내가 섭섭하게 대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저자도 힘든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나름의 취미 생활을 가지고 극복했다고 하니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직장다니면서 힘들다 내지만 따분하다라는 말을 하지만 울타리 속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야생에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자영업자들의 모습이 대조되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나도 앞으로는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작은 사업을 운영한다는 절박한 자세로 임해야겠다. 그러면 감히 지루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10년뒤 창업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될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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