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들을 많이 보았지만 주로 연산군, 임진왜란 혹은 조선후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요즘에는 조선보다 훨씬 이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래도 조선을 배경으로한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선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학창시절 반 강제적으로 암기했던 '태정태세 문단세 ~~ 정순헌철 고순(종)'은 국사라기 보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처럼 오히려 상식에 가깝다고 하겠다. 어째든 우리는 조선을 건국한 사람은 태조 이성계이며 마지막 황제는 순종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고종황제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일제에 의해 강압적으로 고종황제와 폐위되고 대한제국의 제2대 황제가 되었지만 이미 주권을 상실한 터라 군림하기는 커녕 감옥과도 같은 궁궐속에 같혀 지내야만 했다. 혹자는 '이렇게 나라를 빼앗긴 황제가 비굴하게(?) 목숨을 부지할 것이 아니라 자결을 하는게 맞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힘든 생활을 했음이 분명하다.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덕에 우리는 학창시절 흥선대원군을 위대한 인물로 알고 있었고 명성황후를 - 사실 황후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단순히 민비라고 배웠던 것 같다 - 상당히 폄하하였다. 동햑혁명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청나라를 끌어들였고 그 때문에 청일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고 일제가 우리나라를 더욱 간섭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든 장본인이자 임오군란때 용케 살아난 조선의 악녀(?)라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뮤지컬도 등장하고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영화화하면서 명성황후를 재 조명하는 것 같다. 사실 조선이라는 나라를 보면 처음 건국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나치게 명나라를 존중하여 사대주의니 뭐니하며 국호부터 명나라의 허락을 받지 않았던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전쟁이 발발하자 임금은 백성들과 함께 목숨바쳐 싸울 생각하지 않고 피난가기에 바빳으니 백성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팔겠는가? 급기야는 나라를 빼앗기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 중심에 서있던 황제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지 않았겠는가? 안중근 의사와 같이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충성을 다한 분들도 계셨지만 이완용과 같은 매국노들이 있었기에 일제의 모진 수탈을 견뎌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에 안중근 의사께서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3.1 만세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책을 읽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보았다. 안중근 의사께서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일제가 우리나라를 그렇게 강제로 압박하고 수탈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합병하였을까? 그렇지는 않았고 오히려 반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에 이런 용맹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전세계 언론들도 앞다퉈 보도하였을 것이고 대한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3.1운동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그런 운동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35년만에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될 수 있었을까? 정말 순종께서 그렇게 느끼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맞는 말인 것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순종의 편에서서 쓴 자서전과도 같은 소설이었기에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국사책 보면서 년도 하나 더 외우는 것보다 소설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 기차에서 주인공(?)들이 재회하면서 지난 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고 또 이해하는 모습은 반전 아닌 반전이었다. 그래서 인지 책을 덮은지 만 하루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