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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싸우지 않고 행복해지는 법 - 은둔형 심리학자 장근영의
장근영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너나 타인이 아닌 나와 싸우지 않는다. 그리고 행복해진다. 수년전 혹은 10여년 전에 이런 말을 들었더라면 '말도 안되는 소리아니냐' 혹은 '이렇다가 핸드폰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메신져하고 주위 사람들끼리 대화할 시간도 없어지겠네' 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 그런시대가 도래했고 남이 아닌 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수목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내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하며 화를 내기도 하며 자기 내부의 또 다른 자아와(수십년 전 자신의 모습) 싸우기도 하며 너 때문이지 나의 잘못이 아니라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미 수백년 전부터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싸우고 있었던 것일까? 다만 우리가 그것을 지각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긴 따지고 보면 예전에도 버릇처럼 그런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왜 이럴까?' '다 내 잘못이야' 라고 스스로를 탓했었다. 드라마의 여주인공도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이라며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하지 않는가?
책 제목을 의식하고 읽었던 탓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단 말인가? 나와 싸우지 말라는데 그러면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이런 의문이 계속 들었다. 지난 시절 가끔 나는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너무 아는 것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알고 싶어해서인지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이지 않아 생긴 편견이었다. 하지만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 (가령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거나)을 만나서 이야기하면 지극히 정상이라고 한다. 누구나 숨겨진 자아가 있기 마련인데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면 되는데 지나치게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살다보니 스스로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 나와 싸우지 않는다는 문구를 사용한 것 같다.
대학교때 교양과목으로 심리학 수업을 수강하여서인지 뒤늦게 전공도 아닌 심리학에 많은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까 경제학에서 심리학을 만나기도 하고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책에서 나온 심리학 실험들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군중심리를 파악하는 것이라든지 동물을 이용한 회피학습이나 도피학습들은 다른 책들을 통해서도 많이 접하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로 주로 인용되곤 하였다. 책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인문학의 심리학으로 분류된다. 그말인 즉슨 독자들에게 행동의 변화를 유발하기 보다 지식을 제공함이 목적인 것이다. 그내가 감히 판단컨데 영화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연과 조연들의 행동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였으며 작품내에서 관중들에게 암시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알려주려고 저자는 의도한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여운을 남기는 센스를 발휘하였다. 덕분에 수십편의 영화가 톡톡히 홍보 효과를 본 것 같다. 심리학 관련 책들도 많이 인용하였지만 왜 하필 영화를 예로 들었을까? 아무래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도무지 말이 안될 것 같지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만한 이야기를 다루는게 영화이기 때문인 것 같다. 즉, 극단적인 인생이야기를 다룬 것이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공포영화를 보고나서 밤거리를 걸을 때 왠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거나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탓는데 누군가가 이미 타고 있고 본인이 가려고 하는 층과 같은 층으로 갈때 불안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대인관계에 관한 분야를 심도있게 다루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사회활동이 많아지니 사람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남들에게 더 잘 보이려고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본래의 자아를 숨기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스트레스 속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으니 내면의 자아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