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느리게 걷기 느리게 걷기 시리즈
임지혜.김진양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제주도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3번을 다녀왔다. 사실 태어나서라는 말이 조금 어색하기는 하다. 대학교때 두번 결혼하고 한번 다녀왔으니 말이다. 근데 3번중 2번은 여름에 다녀왔고 한번은 봄에 다녀왔는데 제주도은 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지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연휴 혹은 징검다리 휴일이라도 끼면 제주도 항공권은 몇달전부터 매진되기 일 수이다. 이제는 아예 자치구로 만들어 육지와 동떨어져 관광지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이 되었으니 한국내의 외국이라 하겠다. 우리가 어릴적 아니 10여년 전만해도 신혼여행지하면 제주도였는데 이제는 졸업여행이나 수학여행코스가 되었다. 제주도를 여행하게 되면 보통 3박4일 에서 6박 7일 정도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보니 제주도 여기저기를 여행하지는 못하고 천지연 폭포, 정방폭포, 여미지 식물원 등을 폴코스로 관람한다. 대학생이라면 제주대학교나 한라산 등반을 할 것이고 자전거 일주를 한다면 용두암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전복죽과 물회는 기본으로 먹을 것이고 약간의 사치를 더한다면 고등어 회도 서비스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제주도 여행을 앞두고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왜냐면 보통의 여행책에서 볼 수 있는 내노라하는 여행지에 대한 소개는 볼 수 없고 제주도를 3번이나 다녀온 나도 한라산이나 OO해수욕장 정도외에는 한번도 못가봤거나 처음 듣는 곳이 많으니 말이다. 아하...그래서 제목이 제주 느리게 걷기 인가 보다. 보통의 짧은 여정(3박4일에서 4박 5일)이라면 해가 떠있는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여행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입장료를 감수하고서라도 관광명소 위조루 여행을 할 것이다. 당연히 나 자신도 그랬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제주의 숨은 매력을 찾을 수는 없다. 관광지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이랄까? 그런말이 있다. 제주도에는 바가지가 없다고. 왜냐면 국내 최대 그리고 최고의 관광지이다 보니 주민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한번 찾은 손님 또 방문하도록 배려를 하기 때문이란다. 물론 약간의 (약 1% 미만의 ) 예외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도 지나가는 경운기나 트럭보고 손 흔들어도 자리가 불편한 것에 대해 오히려 미안해 하기도 하며 더위 좀 식히려고 농협에 들어갔다가 넉넉한 생수 리필과 공짜 커피까지 얻어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이며 차를 타고 가다가 아무곳에서나 자리를 펴도 바로 그곳이 최고의 명당자리가 되기도 한다. 저자의 말 처럼 차를 타고 20분만 이동해도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모든 자연경관들이 아름다우며 사진을 꺼내 찍기만 하면 바로 예술작품이 되는 곳이 제주도가 아닌가? 이런 제주도 살면서 주말마다 지친 일상에서의 여유를 만끽한다면 정말 별천지에서 근무한다는 생각이 아니들겠는가? 물론 사람하기 나름이기도 하겠다. 책에서 소개된대로 서귀포시의 경우 여느 대도시처럼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다면 여기가 서울인지 제주도인지 분간이 되겠냐 말이다. 사실이야 어떻든 제주도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부럽기는 매한가지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심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녹차에 대한 대목에서는 100%공감했다. 술을 마실때는 상사나 꼴보기 싫은 고객들이나 동료들이 안주거리가 되는데 차를 마실때는 본인도 모르게 마음에 여유가 생겨 신선이 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래서 Coffee Break과 Tea Time 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당장 제주도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불가능X100 에 가까우니 저자들 흉내 좀 내야겠다. 주말이면 가족들 데리고 교외로 나가는데 멀리 나가지 말고 내가 사는 곳 주위를 둘러보며 누군가에게 소개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적어봐야겠다. 그렇다보면 나도 훌륭한 작품 하나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안되면 최소한 심신의 안정이라도 돼찾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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