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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번, 마음 돌아보기 -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에토 노부유키 지음, 박재현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아내와 결혼을 한지 올해로서 만으로 8년째된다. 처음에는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인지 서로 적당히 이해하면서 넘어간다. 하지만 가끔식 서로의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바라는대로 되지않을 때는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하고 심할때는 '왜 이 사람과 결혼을 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오래전 편지를 가끔씩 꺼내서 읽기도 한다. 그러면 그때는 이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때 그랬더라면이 아니라 그때는 이랬는데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에 흠칫 놀라기도 한다.
얼마전 이 시대 창의적인 천재의 한명인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세계의 3대 천재를 아인슈타인, 아이직 뉴우튼, 에디슨이라고 고등학교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과학자로서는 누구보다 천재라고 할 수 있지만 창의적이라거나 누구도 생각못한 기발한 생각 혹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천재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어째든 스티브 잡스가 남긴 것은 참 많은 것 같다. 그중에서 스탠퍼드 대학교 축사에서의 연설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다.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만약 우리의 인생이 1달 혹은 1년이 남았더라도 지금하고 있는 일을 할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당장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라고 말이다. 나도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겠는가? 물론 아니다 이다. 하지만, 책을읽으면서 10년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는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확신을 하고 이 길로 뛰어들었다. 갖은 고생을 다하고 익숙하지 않은 업무 탓에 남들보다 배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도 쉬지않고 자기계발을 한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그간 노력했던 탓에 상당히 익숙해져버린 일. 예전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아도 쉽게 해결이 된다. 그런데 지금이 과연 내가 그토독 원했던 삶의 방식일까? 사실 책을 덮으면서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을 하지 못했다. 책 한권이 내 인생을 책임지거나 바꿔주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지껏 별 생각이 없던 나의 업무와 일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것만은 틀림이 없다.
어제는 가족들 모두 근처의 수목원에 다녀왔다.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서는 집으러 가기 위해 짐을 챙기는데 6살된 큰 애가 마구 떼를 쓴다. 아직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가냐며 마구 짜증을 부린다. 그럼 짐 챙길동안 더 놀아라는 엄마의 말에 폴짜폴짝 뛰면서 눈물까지 흘리며 악을 쓴다. 치밀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덩달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손에 들고 있던 잠자리채로 아이를 때릴 뻔 했다. '너 자꾸 그러면 여기 그냥 두고 간다'고 협박까지 하며 서둘러 가는 길을 재촉했다. 마지못해 따라 오면서 손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입구까지 내려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가 많이 풀려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 얻은 아이인데 결혼하고 1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산부인과와 한의원을 전전하다가 1년 반만에 어렵게(?) 얻지 않았던가? 10달동안 뱃속에 있다가 처음 마주할때도...이렇듯 소중한 내 아이인데 하며 집으로 돌아와서는 잠이든 아이 곁을 지켜주었다. 그리고는 다음날은 벌로서 근처 놀러가기로 했던 일정 취소하고 집에서 틀어밖혀 있었다. 그러다가 미안해서 근처 놀이터에 데리고 와서는 아이들을 위해 한나절을 투자했다.
모든 것이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혹은 아이들 건강에 좋은 반찬위주로 준비를 하고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되는 공연이 있으면 주말에 예약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원이나 수목원으로 놀러간다. 혹은 주중에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아내를 위해 주말에는 육아에 전념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나를 위한 시간에 하루에 얼마가 아니라 1년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아이들 위주로 생활하다 보니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가보다. 하루중 단 10분이라도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그것이 취미생활이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건 말이다. 그래야 아이들도 더 편하게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 눈감을때도 정말 후회없이 살았으며 자식들에게도 너희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을 느끼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