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의 산을 가다 - 테마가 있는 역사기행, 태백산에서 파진산까지 그 3년간의 기록
박기성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삼국사기 - 김부식', '삼국유사 - 일연' 암기방식은 '사기'와 '김부식'에 'ㅅ'이 공통으로 들어가며 '유사'와 '일연'이 공통으로 들어간다. 외우기 참 쉽죠.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5분도 안걸려서 배웠던 삼국사기였다. 그 당시에는 김부식이 누구이며 조상이 경주 김씨이며 신라왕실의 후손이며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660년에 의자왕을 마지막으로 백제가 멸망했으며 수도는 위례성-웅진성-사비성으로 옮겼으며 황산벌에서 계백장군이 5천 결사대와 함께 장렬히 전사하였다. 이 정도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이었다. 그러나 점점 우리의 역사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이 많아 검증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 다행인 것 같다.

 

  저자 역시 수많은 산을 오르내리며 역사 기행을 떠났다. 전국의 명산을 여행하거나 명승고적지를 방문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안내판을 잠시 읽어보고는 내려올때쯤이면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역사를 알고서 찾아가는 것과 그냥 가는 것은 차이가 있다. 모를때는 다만 웅장함과 산세가 험하다는 것만 생각하지만 막상 그 역사를 알게 되면 보는 눈이 새로워진다. 삼국사기가 신라 위주로 작성하였기에 의자왕을 그토록 깍아내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삼국 통일이 그다지 대단한 것 같지도 않지만 김유신 장군을 위인전기의 주요 등장 인물로 만들어준것도 신라 중심의 왜곡된(?) 삼국사기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김유신 장군이 뛰어난 전략가 임은 틀림없지만 앞서 등장한 천재 지략가 이사부나 광개토대왕과 같은 인물 들에 비해 햬택을 많이 입은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수많은 조사를 하여 김부식에 대해서는 과감히 까내리고 사실을 바탕으로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식선에서 중립을 지켜 글을 적어내려가고 상세한 사진 설명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러나, 화왕산에 대한 대목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솔직히 아쉬웠다기 보다 좀 더 많은 자료를 수집했더라면 좋았을 것을...화왕산은 산세가 불이 나기 쉬운 지형이라서 불로서 불을 다스린다는 의미로 화왕산이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그래서 매년 보름에 억새 태우는 축제가 벌어졌으나 수년전 억새태우기 축제대 불이 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물론 내가 화왕산에 대해 들은 이야기도 있고 등반한 경험이 있기에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나보다. 저자가 자주 표현한 예나 지금이나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하는데  내가 잘 못 알고 있을 수도 있으니...

 

  삼국지를 수차례 읽고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삼국사기 한번 읽어보지 않은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그나마 수년전에 조선왕조실록에 대해 독파해서 조금 덜 부끄럽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교과서 한권 달달 왼다고 역사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판단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당장 삼국사기부터 읽고 다시 [삼국사기의 산을 가다]를 집어들고 제대로된 역사 기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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