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나도 나이가 차츰 들어가면서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관련된 책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 관해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일본관련 여행책을 보면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섬이니 폐광을 잘 활용하여 관광지로 개발하였다'는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본 료칸 여행이나 온천 여행을 보며 나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들었지만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가끔씩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맺힌 조선인들의 영혼이 나타나 위령제를 지냈다는 것을 접했을 뿐. 혹은 나와 관계 없어 보이는 종군 위안부나 정신대 여성들에게 사과를 하라 혹은 원폭 피해자나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금으로 받은 돈을 정부가 돌려주지 않고 경제 발전에 사용했다는 둥 혹은 친일파의 손자들이 모 대학교 총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우리가 억지로 외면하려 하지 않았지만 와닿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히려 같은 민족인 북한을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식민사관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보다. 아니면 과거 모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친일파의 후손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근데 일본은 우리와 감정 표현이 상당히 다르다고 한다. 표현을 상당히 절제해서 사용한다고 하니 일본어로 심한 욕설인 '빠가' '칙쇼' 따위는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바보' '짐승' 정도이니 우리가 볼 때는 애교로 봐 줄 수도 있겠다. 이렇듯 문화가 다르다보니 종군위안부 문제로 아무리 사과를 하라고 해도 일본은 충분히 사과를 한 것이고 우리가 볼 때는 아직 제대로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초등학교때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일본인이라고 모두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정말 한국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한 사람도 많았다고 하니 책을 보면서도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순국한 한국인들을 위해 위령제도 지내고 성금도 선뜻 낸다고 한다. 독도는 일본땅이니 망언을 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인들의 수작이며 실제로 다케시마가 우리가 가르키는 독도가 아니라고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알고 있다고 하니 어딜가나 정치인들이 문제인가보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서 울분이 터져나올 것 같기도 하고 처참하게 희생된 영혼을 보며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나 지배층들이 못났으면 자기 백성들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나라를 빼앗겼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웃나라는 문호를 개방해서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데 우리는 사대주의 사상에 젖어 변화를 두려워하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내 나라를 내가 지키지 못한 결과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모든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 의병을 일의키듯이 대항했더라면 애당초 식민지배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이 문제인 것인데 저자도 그런 이야기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사의 기억을 찾아 일본열도에서 흘린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카메라에 담아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충일에 호국영혼들의 넋을 기리고 국립 현충원에서 참배하고 광복절이나 삼일절 하루 쉰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이날이 어떤 날인지 제대로 알려주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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