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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 스피치 - 90초 안에 상대를 감탄시키는 설명의 비법
이케가미 아키라 지음, 이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IT업종에서 일한지 꼬박 10년이 넘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주로 하다보니 사람과 대화할 시간보다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메신져를 주고 받거나 메일로 적는 편이 전화나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할때가 많다. 말로하려면 톤도 적당히 조절해야 하며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으니 신중을 기해야함은 물론이며 자신의 감정을 때로는 조절해야할 필요성 때문에 갈수록 꺼려하는 것 같다. 그렇다가 프로젝트 Kick Off Meeting이나 다른 여타 이유로 청중들 앞에서 발표를 하려면 몇날 며칠을 준비해야한다. 기업에서 가장 인기 많았고 현재까지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끄는 과목은 프리젠테이션 과정이다. 어지가한 교육에서는 모두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가르치며 얼마나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가 승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얼마전에 업무 실적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었지만 나름 신경이 많이 쓰이는 날이다. 나름 발표를 잘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논리적으로 나를 설득시켜봐라'
라는 의외의 답변이었다. 해당 업무에 대해 완벽하게 꿰고 있었지만 상대는 실무자가 아닌 팀장이다. 게다가 했던 업무가 달라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래서는 안된다. 팀장이니 얼마나 자존심은 강하겠는가? 이런 청중을 대상으로 설명을 하기위해서는 다른 전략을 세웠어야 한다. 그러나, 실무자에게 설명하듯이 접근했다가 나의 능력 없음에 대해 지탄만 받았다. 덕분에 자질이 없다는 둥 쓰잘데기 없는 강연을 20분이나 들어야했다. 그렇다고 그분을 탓할 것만은 아니다. 애당초 청중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전략이 없었기에 실패(?) 한 것이다.
기자나 아나운서가 되려면 발음도 정확해야 하고 말을 청산유수처럼 술술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은 누구나 연습하면 어느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Contents. 어떻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조리있게 남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냐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의 가장 큰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지 않던가. 예전에는 말을 유창하게 잘하면 '너 영업사원해도 되겠다'라고 했지만 요즘은 많이 바뀐것 같다.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리있게 핵심만 꼬집어서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텔레마케터들 보면 유창하게 혼자서 쉴새 없이 떠들어댄다. 그러면 나는 보통 한마디로 던진다.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시간 없으니 짧게 좀 말씀해주시겠어요?' 5분동안 장황하게 보험 상품의 장점에 대해 늘어놓아본들 소비자는 짜증만난다. 이미 여러차례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핵심만 꼬집어서 그리고 이슈가 있다면 가장 큰 이슈부터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운 것이다. 이제 [90초 스피치]를 읽고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나도 이제 말할 수 있다. 자신감있게 그동안의 컴플렉스는 날려버릴 자신이 있다. 책을 읽었으니 이제 실천하고 노력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