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을 읽고 가슴에서 애국심이 이끓어 오르고 억압받은 민족에 대한 설움을 느끼고 태백산맥을 읽으며 잘못된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사상에 대해 옳바른 통찰을 하였다. 소설이라기 보다 오히려 역사 책에 가깝다고 하겠다. 저자마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고 색깔이 있게 마련인데 조정래 작가는 종족 번식을 위한 남성의 본능과 자신의 자식과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등장하는 남성들은 억척스럽게 일만하지만 자기 부인에게는 더없이 자상하며 만족시킬줄 알며 권력을 가진 자들은 대게 자신의 자손을 널리 퍼뜨리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하다. 때대로 내가 남자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로 본능을 감추지 못하는 남정네들을 보며 울분을 토하기도 하지만 친일파나 순사들의 나쁜 행실을 극화시켰다고 생각한다. [황토]역시 조정래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이 역시나 자주 등장하며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에 나왔던 조연급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한다. 태백산맥에서 다소 좌파주의 적인 내용으로 군대에서는 읽을 수 없었지만 제대 후에 읽으면서 '아~'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우리가 총칼을 겨누며 무찔러야 한다고 수십년간 배웠던 원수들은 빨갱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 생각 해보지 않았는가? 징병 끌려가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독립투쟁을 하는 편이 낳지 않나고? 아니면 정말 일본 사람 한명씩만 죽이고 나도 죽으면 이런 치욕은 없을 것인데 말이다. 그런데 독립투쟁은 고사하고 앞장서서 나라 팔아먹는 놈들이 있으니 식민지배를 한 일본놈들보다 더 나쁜놈들이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는가? 빨갱이 사상에 대해 찬양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질타와 검열을 거쳐가면서까지 공산주의내지는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서슴없이 적어내려가면서도 친일파의 나쁜 행적에 대해서는 굳이 자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다른 소설에서도 다루기는 하지만 통령하게 다루지 못하는 것같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아직도 친일파의 잔재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허수아비 춤]에서 대기업에 대해 맹공을 펼친 것을 봐서 그런 것은 아닌것 같다. 일제시대 억압받던 이 시대의 대표적인 민중으로서 사회적 약자라 불리는 여성으로 태어나 한 평생을 살면서 정말 인간대접 받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아니 차라리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한 평생을 억척스레 살아온 어머니. 굳이 소설속의 주인공을 찾지 않아도 우리 주위에 많은 것 같다. 어쩌면 우리의 어머니나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외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때 기업인을 지내시다가 초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셨다가 6.25때 납북되셨으나 전후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빨갱이라 손가락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할머니들은 사상이 뭔지도 모른채 강대국들이 마음대로 그어놓은 3.8선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벌인 전쟁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직선으로 그어놓은 3.8선에서 다시 사선으로 휴전선을 그어놓으면서 양측 모두 얻은것 하나 없이 수많은 건물들만 파괴되고 인명피해만 입었지만 정작 후혜자는 따로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군 덕분에 공산화되지 않았으며 중공군이 참전만 하지 않았어도 이땅에서 빨갱이들을 모두 무찌르고 통일이 되었을 것이라 배워왔다.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정신을 차리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일본군에게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할때까지 일본이 버텨주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까? 작가의 책이 출판되어 고위 간부들께서 피해를 입을까봐 검열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올바른 역사관을 자식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책을 덮으며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