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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건축 진경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작은 씨앗에서 싹을 틔워서 오래오래 수십년 아니 수백년씩 자라는 나무. 그러나, 실상은 무조건 커가는게 아니라 가로 생장으 하면서 오래된 내부는 죽어가고 바깥 세포가 계속 자라나가는 것이다. 오래된 세포가 젊은 세포들에게 양보를 하는 것이다. 또한, 나무는 자연을 이기거나 거스르려고 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우리 인간은 어떤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는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서슴치 않은 이기주의라고들 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인간만 그럴까? 생각하는 머리를 가졌으니 더 갖고 싶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 아닐까? 나무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서로 햋볕을 더 보기 위해 경쟁적으로 키를 키워나가며 땅속의 수분과 영양분을 더 섭취하기 위해 서로 서로 경쟁을 하고 심지어 어떤 나무는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며 기생하기도 한다. 유독 인간만이 이기적인 것인 양 말하는 것이 살짝 거슬리기도 한다. 사자들도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다른 사자의 새끼는 모두 물어서 죽이지 않는가?
서론은 그만하고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두명의 부부 건축 설계자가 동업을 하면서 수많은 집을 설계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집이 완성되어 가며 느끼고 바라본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서 담아낸 작품이다. 건축학과 출신이니 단무과(단순,무식,과격)를 연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공대생 출신답지 않게 뛰어난 문장력으로 에세이를 쓰듯이 적어내려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해준다. 건축물을 굳이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고 글로서 표현해도 머리속에 상상이 되니 오히려 실물을 보는 것 보다 낳은 것 같다. 상상속에서 볼 수 있는 예술작품이 실물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루하게 저자가 설계한 집 이야기만 늘어놓았다면 실망이 컸을 것이다. 그와 더부어 저자가 만났던 집주인들과 있었던 해프닝들을 읽다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고 한번 살다가는 인생 좀 더 편안하게 욕심부리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야 겠다는 생가기 많이 들었다. 재건축을 기대하고 강남아파트에 무리해서 입주하거나 역세권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프리미엄을 받고 팔거나 임대 수익율을 받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만 바라보다가 자연과 함께 어울려서 복숭아 나무를 바라보며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사는 곳 이것이 진정한 집인 것이다. 사고 팔기 위한 집이 아니라 진정 살기 위해서 일상에 지친 내 몸을 쉬게하고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이는 보금자리가 진정한 나의 집인 것이다. 보금자리 주택때문에 OO집값이 떨어졌네 등에 연연하지 말고 나무처럼 서로 의지하면서 비바람도 서로 막아주는 그런 집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서로 햋볕을 더 보기 위해 경쟁하고 다른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는 나무처럼 자라는 집이 아니라 서로 어울릴 줄 아는 나무처럼 자라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