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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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려쓰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메시지는 강력하고 제대로인 것 같다. 왜냐면 이미 빌려쓰는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사업이라는 말을 살짝 삽입하였다. 환경문제가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심각하다는 사실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리에 넘쳐나는 일회용품들, 2년마다 꼬박꼬박 바꾸는 휴대 전화기, 1주일에 한번 타기위해 자가용을 보유한 사람들, 아이들이 크고 나면 처분하기 곤란한 장난감들과 아동도서들...그래서 수년전부터 장난감이나 도서 대여점이 있었지만 나름 블루오션이라 판단하여 이동식 대여점으로 탈바꾸하면서 뜨는 사업인양 언론에서 한창 떠들어 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렇게 흔한 이동식 장난감 대여점은 왜 우리동네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100명한테 물어보면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 답할 것이다. 장난감을 대여해주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는 이상 비싼 유류대와 재고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고 이런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자동차 리스니 할부에 대해서도 아주 오래전 부터 광고를 해왔다. 내가 신입사원때 유럽의 모 자동차 회사가 위기 타개를 위해 자가용을 렌트하는 서비스를 시도했다고 하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던게 10년이 넘었으니 케케묵은 이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닥 신선한 것만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리스를 떠올리면 흔히 자동차 번호판 '허'를 떠올릴 것이다. 예전에는 그랜저 '허' 번호판을 달고 웨팅카를 한다치면 왠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요즘 그랜져나 에쿠스 '허'는 사장이나 임원들이 타는 차로 인식한다.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자가용인데 자가용을 구입하면 유지비를 떠나 자산으로 잡혀버리지만 임대를 하게 되면 그만큼 비용으로 계상되어 세금을 훨씬 적게 내니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히려 '허'번호판을 탄 대형차가 더 있어 보이기 까지 한다. 자동차 뿐 아니라 복합기나 컴퓨터 같은 OA장비들도 모두 임대를 한다. 이유는 앞서 말한 것과 동일하다. 이뿐이랴. 가정에서는 정수기나 비대를 렌털해서 사용하며 주말에 한가한 시간에 영화를 보기위해 동네 비디오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서구에서는 신용사회이니 아무래도 렌털문화가 자연스레 자리잡았는지도 모르겠다. 가령 하숙집에 자기 짐이 모두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간 해외 연수를 가니 짐은 그대로 맡겨두고 세입자를 구하는 진 풍경도 벌어진다고 하니 우리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빌려주고 빌려쓰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는 사실을 굳이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뭐 대단한 것인양 떠들어 댈만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저자는 약간 시각을 달리한 것 같다. 빌려쓰는 것을 단지 회사의 비용절감이나 개인의 관리의 어려움도 있지만 보다 튼튼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오래쓰자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쓰레기 처리 비용도 줄이고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구환경을 보호한다니 많은 사람들이 수긍을 할 만하다. 어짜피 지구도 우리가 잠시 빌렸쓰는 것이고 후손들을 위해 잘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닌가? 인류의 탄생과 동시에 빌려주는 시대는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빌려주는 사업이 뜨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 오냐는 것이다. 장난감 미끄럼틀을 빌려쓰는 것보다 중고를 구입하여 적당히 타고 다시 중고로 되파는게 훨씬 이득이 되는 시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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