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칙은 타인들의 도시라...제목이 조금 이상하다. 반어법인가? 낯익었는데 어떻게 타인들의 도시이지..그리고 타인의 정의는 뭘까?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가르키는 것일까? 제목이야 어떻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쓴 소설인데 역사소설을 주로 읽다가 장편소설이라고 불리는 최인호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니 소설의 또 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것 같다. 마치 추리소서을 읽는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흥미진진하며 갈수록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의혹만 되풀이되고 수필이나 일반적인 교양도서와는 달리 소설가의 작품답게 문구하나하나 일반인들이 감히 흉내내지도 못할 문체였다. 꼼꼼히 읽지 않고 다른 책 읽듯이 속독을 하여 읽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속독을 하다보니 왠지 앞뒤가 맞지 않아 천천히 다시 읽다보니 놓쳤던 부분들도 많았다. 유명한 작가의 명성은 그냥 얻어지는 법은 아닌가 보다. 대부분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나 혹은 추리소설 등을 읽다보면 마지막에 결말이 나고 얽혀있던 문제들이 스스로 풀려버리거나 마지막에 극적인 대반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책을 넘기면서 끝에 가서는 어떻게는 결말이 나겠지라고 생각했다가 그 생각을 버렸다. 섣부른 결말을 내리거나 한번에 해결을 해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자를 배려하여 많은 부분을 생각의 여지로 남겨놓은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독자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려는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책속으로 빨려들어가 마치 내가 주인공K가 된 것 처럼 긴장되고 마치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약간 앞뒤가 안맞는 듯한 모습이 나오기도 하였고 명확한 결말을 짓지 못해 감수성 풍부한 독자들은 조연들의 현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할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다소 흉내낸 것 같기도 하고 주인공에 본 영화인 눈먼자들의 도시도 작가에 영감을 제공해주었는지 모르겠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워낙 유명하니 이중인격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소재인 것은 분명하다. 월요일이면 항상 피곤한 눈으로 통근버스에서 잠깐 졸다가 눈을 부시시 비비며 회사로 출근해서는 습관적으로 지난 주에 하던 일을 연속해서 하게 되며 화,수,목은 저녁에 회식이라도 잡아서 건수만들거나 늦은 시간까지 책이나 TV보다가 주말에 뭘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드디어 기다리던 금요일이되면 퇴근하기 30분 전부터 마음이 들떠 있다가 드디어 집으로...막상 토,일요일 되었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집에서 빈둥거리거나 근처 공원에 바람쐬러 나왔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음날 출근할 생각에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안고 잠자리로 드는 우리네 일상생활. 저자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이러게 빗대어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행여라도 회사 일나가가 싫어서 복제인간 '나-1'을 만들어서 대신 일을 시키고 나는 집에서 빈둥빈둥 놀 궁리를 하는 몽상가들에게 그런 날이 오게된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미리 암시를 해주는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