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이코노미 - 비트코인에서 밈까지, 오늘의 경제를 말하다
카일라 스캔런 지음, 서정아 옮김, 정승혜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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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일같이 글로벌 매크로 지표를 확인하고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추적하며 자산을 운용하는 실전 투자자의 입장에서, 거시 경제를 다루는 새로운 시각은 늘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다. 하지만 뭉크의 '절규'가 절묘하게 합성된 100달러 지폐 표지가 암시하듯, 독자에게 친절하게 경제의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책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저자 특유의 주관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현재의 시장 상황을 난도질하는 한 편의 차가운 독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역시 경제학은 어렵다"라는 씁쓸한 재확인이다. 금융 시장의 뼈대를 이루는 '레포(Repo) 금리'와 같은 핵심 개념이 등장할 때, 저자는 이를 대중의 눈높이로 풀어낼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데이터와 시스템의 흐름을 꼼꼼하게 통제하는 첨단 제조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복잡한 시스템일수록 그 원리를 명확하고 구조적으로 설명해달고 요청한다. 하지만 이 책은 개념에 대한 객관적이고 쉬운 해설보다는, 그 현상을 바라보는 저자 본인의 복잡한 생각을 쏟아내는 데 치중한다. 기본기가 탄탄한 독자에게도 피로감을 유발하는 이러한 불친절한 서술 방식은 실용적인 투자 지식을 얻고자 했던 기대감을 꺾어버리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경제는... 분위기다!"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을 내세우며, 경제 지표와 대중이 체감하는 현실 세계의 격차를 심리적 요인으로 설명하려 시도한다. 주식시장이 완벽한 수치와 논리로만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공포와 탐욕, 그리고 밈(Meme)과 같은 비이성적 요소들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 때문이라 본다. 객관적인 팩트 전달에는 실패했을지언정, 현재 자본 시장을 지배하는 기저 심리를 저자만의 프레임으로 해석하려 한 시도 자체는 나름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책의 부제가 '비트코인에서 밈까지'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피력한다. 다양한 글로벌 자산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시장의 새로운 기술 혁신 흐름을 편견 없이 흡수해야 하는 성숙한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한쪽으로 치우친 부정적 견해는 아쉬움을 남긴다.

서학 개미를 위한 친절한 경제 입문서라기보다는, 오늘날의 경제 현상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심리 스케치를 모아둔 에세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경제 지표의 작동 원리를 명확히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지만 난해한 서술에 실망하였지만, 누군가의 날 선 경제 칼럼을 가볍게 읽어본다는 마음가짐이라면 나름의 지적 자극을 얻을 수 있었을까? 투자의 최종 판단과 자산 배분의 책임은 언제나 나 자신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다소 삐딱하지만 흥미로운 텍스트다. 저자가 나의 서평을 읽게 된다면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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