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고 별난 물리치료사
나영근 지음 / 책을담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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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42.195km라는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고 100km ultramarathon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 못지않게 신체의 균형과 근골격계의 관리가 절대적이다. 주로를 함께 달리는 크루 동료들이 부상으로 신음할 때 실질적인 재활이나 물리치료적 지침을 전하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러한 의도와 기대를 품고 읽기에는 책이 가진 본질과 방향성이 다소 어긋나 있었다.

이 책은 표지의 카피가 보여주듯 "250만 원 월급쟁이 물리치료사에서 이투(E2)로 50억 매출을 올린 기업가가 되기까지"의 서사에 온전히 집중한다. 물리치료라는 전문직 직군에 몸담고 있던 한 개인이 어떻게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상은 넓고 E2가 필요한 곳은 많다!"고 외치며 미국 땅에서 자본주의적 성공을 거두었는지 추적하는 성공 스토리에 가깝다.
장거리 러너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족저근막염이나 무릎 외측의 장경인대 증후군, 혹은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정교한 수기 치료 원리나 운동 처방 같은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기대한 독자라면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감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책의 본질은 임상 중심의 실용서가 아니라, 고난을 극복하고 자산을 일구어낸 자기계발 및 창업 수기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조직 생활 속에서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공정 관리와 시스템적 효율을 추구해 온 시각에서 볼 때, 저자 개인의 경험과 주관적 판단에만 의존하여 전개되는 서술 방식은 아쉬움의 핵심으로 다가온다. 어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물리치료학적 이론이나 임상 통계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식의 영웅주의적 성공스토리에 그치다 보니 텍스트 자체의 학술적 깊이나 차별성은 얕게 느껴진다. 다만, 현대의 트렌드에 맞추어 책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는 책의 정적인 한계를 유연하게 극복하려 노력한 흔적이다. 활자만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나 추가적인 정보를 독자가 책을 읽다 말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유튜브 링크로 즉각 확인하게끔 만든 UX(사용자 경험)는 편리하고 실용적이다. 정보 전달의 즉시성 면에서는 칭찬할 만한 영리한 장치이다.

'어차피 투자에 대한 판단은 개인에게 달려있다'는 냉철한 깨달음처럼, 이 책을 소비하는 방식 역시 독자 개인의 관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을 물리치료의 비법서로 읽는다면 실망감이 크겠지만,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자본을 던져 비즈니스를 개척하려는 글로벌 투자나 창업의 관점에서 읽는다면 한 개인의 치열한 실행력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간접 경험이 된다.
마치 주식이나 해외 ETF 투자를 결정할 때 전문가의 분석을 참고하되 최종 매수 판단은 나만의 철학으로 내리듯, 이 책의 자전적 성공 담론 역시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미국 내 헬스케어 및 메디컬 서비스 산업의 성장성'이라는 거시적 아이디어를 얻는 도구 정도로 가볍게 훑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독서법이라 생각한다.

[별나고 별난 물리치료사]는 크루 동료들의 통증을 씻어줄 실질적인 치료 지침서가 되어주지는 못했다. 타인을 도우려 했던 본래의 따뜻한 목적지에 닿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로를 완주해 내는 마라토너의 투지처럼, 낯선 이국땅에서 50억 매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끈질기게 달린 한 인간의 에너지 자체는 가볍게 스캔해 볼 만하다. 동료들을 위한 진짜 재활 의학 서적은 다른 전문 임상서에서 찾기로 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들의 가벼운 동기부여용 에세이로 남겨두는 편이 좋겠다. 그리고 인생은 결코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닌 조용한 전쟁터라는 사실도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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