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반도체 라이징 - 중국 첨단 지능화의 허와 실, 그리고 한국의 대응 전략
권석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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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거대한 자본과 국가의 주도 아래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체를 해부한 책이라 생각한다. 방대하고 촘촘한 반도체 기술 설명 탓에 진입 장벽이 다소 높지만, 지정학적 정치 구도와 맞물린 중국의 첨단 지능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두렵지만 회피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변화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는 서늘한 생존의 진리를 다시금 뼛속 깊이 새기게 하는 경고장 같은 느낌도 든다.

책을 처음 펼쳤을때 느낌은 압도적인 기술적 난이도이다. 반도체 회사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해보았고 관련하여 계속 책을 읽고 공부도 하였다고 생각했지만 반도체 미세 공정과 아키텍처에 대한 내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지적 에너지를 요구한다. 지적 체력이 딸려서인지 책을 읽다가도 몇번씩이나 졸기도 하였다. 전문적인 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다루려다 보니 수면제 역할을 하였는지 모르겠다. 숨 막히는 기술적 나열은, 중국이 기술 자립을 위해 얼마나 집요하고도 무섭게 하드웨어 공정을 파고들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장치라고도 생각한다.

어려운 기술의 능선을 넘고 나면, 이 책의 진짜 묘미인 지정학적 정치와 산업의 융합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패권을 좌우하는 전략 무기이다. 책에 등장하는 정치적인 역학 관계와 규제망에 대한 서술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미세한 파동까지 예의주시하며 투자처를 물색하는 나에게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텍스트였다. 거대한 내수 시장과 국가 주도의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의 제재마저 우회하며 첨단 지능화를 이뤄내고 있는 중국의 모습은, 부러움이나 분노를 넘어 본능적인 두려움을 자아낸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인생을 갈아 넣었을 것이다.

중국의 첨단 지능화가 두렵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응 전략과 가장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거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기술 패권 전쟁에서 도덕적 선악이나 감정적인 배척은 무의미하다. 우리가 알던 메이드 인 차이나의 낡은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 있다면, 100년 자동차 제국들이 흔들리듯 한국의 반도체 산업 역시 언제든 역전당할 수 있다. 기업이든, 투자를 통해 자본을 운용하는 개인이든 냉혹한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적의 실체를 정확히 인정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것뿐이다.

결론적으로 [차이나 반도체 라이징]은 친절하고 말랑말랑한 교양서가 절대 아니다. 읽어내는 내내 머리가 아플 만큼 빽빽한 기술 서술과 두려운 현실 감각을 선사하지만, 그 인내의 시간은 다가올 거대한 기술 쇼크에 대비하는 쓰디쓴 백신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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