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승자들의 기록이고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기에 역사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다. 학교 다닐 적에 세계사를 공부할 때는 주요 사건들 위주로 연도별로 배우고 암기하였다. 그리고 시험의 단골 소재 중 하나가 다음 사건들이 일어난 시간 순서대로 올바로 나열한 것을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5천 년에 이르는 역사를 책 한 권으로 정리했기에 처음에는 마치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처럼 등장하는 인물과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마치 시험에 등장할 지문처럼 보였다. 그런데 다른 역사서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대한 유럽의 역사를 책 한 권으로 압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역사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책 한 권으로 유럽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책을 어떤 관점에서 혹은 어떤 독자들이 읽어야 할까? 최소한 유럽 역사에 대해 책을 10권 이상은 읽고 간략하게라도 유럽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본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는 않지만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고 나머지는 그냥 이런 식으로 사건이 흘러갔다고 기술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책 10권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다른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들에 대해 다룬다. 십자군 전쟁의 배경과 실패하였지만 남긴 변화에 대해서는 익히 배워서 알고 있다. 그런데 100년 넘게 지속된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 전쟁이 남긴 효과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듯하다. 보통은 잔다르크라는 영웅의 등장과 조국의 배신으로 화형 당하는 사건에 중점을 둔다. 전쟁의 원인은 영토에 대한 욕심이었고 전쟁의 패배로 인해 영국은 프랑스 지역에 대한 영토를 결국 모두 빼앗기에 되지만 중요한 인적자원을 얻게 되었다. 방직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영국으로 이전하여 오히려 영국의 산업이 발전하게 된 배경을 마련한 것이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왜 굳이 영국이었을까에 대한 의문은 많이 가졌다. 프랑스처럼 농사짓기에 최적의 토지가 아니라 궁핍에서 시작된 필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만약 이랬다면 하는 생각거리를 남겨준 것은 독자를 위한 배려일 것이다. 인류를 전쟁을 통해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2차 세계대전이 경제 대공황을 해결해 주었고 미국의 남북전쟁이 미국이 군사 강국으로 가는 초석을 마련하였다. 전쟁 중에 발명된 수많은 군사 무기들이 우리의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되지 않는가. 책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잘나가던 중국이 (당시에는 청나라) 서구 열강의 칩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은 소위 말하는 변화관리에 소홀했고 문을 꼭 닫고 타국과의 거래도 하지 않고 멀리 뻗어가지 못했기 때문인데 대혁명을 겪었던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국제정세에서 절대 동지도 친구도 없는 법인데 채에서 소개된 동맹들만 봐도 마찬가지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동맹 대상국을 갈아치울 수 있는 것이고 외교와 협상력이 국가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사를 뒤흔든 사건들뿐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건들이 결국은 모이고 모여서 지금과 같은 국제 정세를 만든 것은 아닐까 싶다.#믹스커피 #저스티스의한뼘더깊은세계사 #유럽 #세계사 #저스티스 #유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