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다산 1~2 세트 - 전2권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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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전기를 이끈 임금은 세종대왕이며 후기는 영정조 시대에 중흥기를 맞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왕이 혼자서 모드 것을 다 잘해낼 수는 없기에 훌륭한 선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훌륭한 임금이 있으면 훌륭한 선비나 장군들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조선 초기와 달리 조선 후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으며 혼란의 시기를 겪었기에 상대적으로 역동적이지 않고 침체된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영조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학창 시절 배울 때는 정약용 하면 실학의 선구자, 혹은 목민심서라고 암기하였다. 우리를 괴롭히던 국사 시간이 졸업하고 나서는 재미있는 학문이 되었는데 그 이유가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즐기면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조선의 천재 중 한 분인 다산 정약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기껏해야 다산이라는 호를 가졌다는 것, 노론의 미움을 받아 정조 사후에 강진에서 18년간 귀양 생활을 하였고 그 기간 동안 목민심서를 작성하였다는 것뿐. 정작 유배를 왜 가야 했으며 귀양가서는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저자는 이런 점에 관심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였을 것이다. 소설이란 허구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한 이른바 팩션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 넘치는 그런 소설은 아니라 초반에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다. 뭔가 역사에 기반한 반전을 기대하고 책을 읽었다면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시간을 때로는 역행하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으로 몰려서 참수를 당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지만 당시에는 왕이 군림하고 있었고 계급이 나누어진 사회였으므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거나 신으로부터 나의 육신과 만물이 태어났다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천주교를 믿고 종교에 귀의하였다면 죽고 사는 것이 두렵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있기에 반드시 살아야 했을 것이다.


  소설인 만큼 작가의 상상력을 더하여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하였다. 아마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설정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벗어나면 안 되기에 선을 넘지 않으며 이야기를 전개하였다. 하지만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가 로맨스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로맨스 쪽으로 빠진 것은 아니며 적당히 선을 지켰다. 어쩌면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도 18년이라는 귀양 생활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났을 것이고 유혹들도 많았을 것이다. 오로지 후세를 위해 남긴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귀양 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할 것이라는 중압감도 한몫하였을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8년이면 어린 자식들이 모두 장성할 나이이고 연세 많으신 친지들께서는 유명을 달리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죄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러한 소식들과도 단절되어 살아야만 했던 고통을 오롯이 글로서 접함에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는 소설은 아니지만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잘 써 내려간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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