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 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차용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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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로 인해 과학이 한 단계 발전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192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을 해결한 주체도 뉴딜정책이 아닌 2차 세계대전이다. 이렇듯 인류는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이를 극복하며 발전하였다. 제3자의 입장에서 인류를 바라본다면 역병, 전쟁, 자연재해 등을 통해 스스로 개체 수를 조절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통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된다. 우주의 역사에서 보면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전 지구상에서 모두 생존하면서 번성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생명체가 인류이다. 이러한 위기를 자초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극복해가며 생존해왔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환경 위기에서부터 군집생활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정치 위기까지 다양하지만 결국 극복하였다. 책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새로운 문명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내가 겪었던 가장 장기간이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던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우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팬데믹 초기에는 우리는 결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다소 섬뜩한 발언들을 하였지만 그런 변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 속에서도 이런 환경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도 했고 원수처럼 지내던 이웃과도 공공의 적이 생겨서 서로 협력을 하며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재난 영화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듯이. 하지만 이렇게 협력하여 극복한 경우도 있지만 정치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 주로 전쟁을 - 겪은 사례들이 많다.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가슴 아픈 역사들이 많은데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특성인지도 모른다. 남을 침략하고 파괴하는 본능도 있지만 역시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우리도 아픈 분단국가이고 언제 전쟁이 발발할지 모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DMZ에서 국경 분쟁을 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사람이 찾지 않아 생태계가 제대로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정치적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잘 활용한 사례를 보며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 많은 정치인들이 고민을 하였으면 한다.


  이렇듯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역사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과 과연 사이가 좋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랜 식민지 생활로 인한 앙금이 남아 있고 진정 어린 사과를 원하지만 여태껏 받아본 적이 없다. 반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독일의 경우 몇 번이나 정치인이 찾아가서 사과를 하였고 위령탑 앞에서 묵념을 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상호 발전하는 모습인 것이다. 세계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역사를 시간 순으로 나열해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건들에 대해 저자의 관점에서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역병과 전쟁을 어떻게 극복하였고 인류 문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 흑사병이 창궐하였지만 이를 극복하고 신에 의존하는 대신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문화 발전을 이룬 것처럼 -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즉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우리가 한 번 이상은 고민해야 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에 대해 다루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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