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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0월
평점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우리나라만 해도 5천 년의 역사를 지녔기에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이 역사를 장식하였다. 그렇기에 그 많은 인물들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다. 역사에 오명을 남기던 위대한 기록을 남긴 인물은 이른바 강자들이다. 하지만 그런 강자들에게 저항하였거나 뒤에서 보이지 않게 노력한 수많은 인물들이 많다. 책에서는 그런 숨겨진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쩌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국뽕에 차서 동아시아 최고의 강대국이라 자부했던 고구려에 대해서도 강한 면모뿐 아니라 적당히 숙이고 또 협상할 줄 아는 능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엄청난 영토와 그에 걸맞은 인구를 가진 수나라와 고구려가 정면 승부를 계속 펼친다면 결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고구려가 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적절히 외교를 하여 다른 국가들과 연합을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저자세를 취하고 실리를 챙기기도 하였다. 비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교에 있어 그런 것이 어디 있을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물론 이러한 전략도 용기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차지한다는 명언을 들은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경쟁자를 물리치는 용기가 될 수도 있고 미인 앞에서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역사에서 말하는 용기란 자신의 목숨을 바칠 줄 아는 그런 용기일 것이다. 죽음이 두렵다기보다 역사에 오명을 남기거나 삶에 후회를 남기는 것이 오히려 두렵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역사에 오래도록 이름을 남길 것인가 혹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그냥 만족하며 살 것인가는 후대에서 평가할 일이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는 것은 육신은 죽었지만 명성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용기를 내지 못하기에 용기 있는 소수들이 역사를 바꾸었고 후대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인물들이 많은데 특히 종교에 대한 믿음은 강한 것 같다. 특정 종교를 믿고 있지 않아 그런 신자들의 입장이 되어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나와는 다른 차원이다. 종교 때문에 여러 전쟁이 일어났고 이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 신념이나 혹은 사상에 대해서는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민감한 주제인데 책에서는 마지막에 거침없이 다루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역사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므로 이 역시도 의견의 하나라고 그냥 넘어가면 될듯하다. 바위에 계란 치기라며 쓸데없는 짓이라며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계란을 계속 던지다 보면 바위가 더럽혀지기라도 하니 뭔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도 상당히 민주화되었고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인지 모른다. 지금 당장은 아무도 나의 노력을 알아주지 못할지라도 역사는 분명 기억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