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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다
박현도 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나이가 들면서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관련된 책들도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다. 학창 시절 역사가 재미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너무 재미없게 배웠기 때문이다.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문제일 수도 있고 당시의 교육이 주입식 암기 위주의 학습이었으므로 굳이 재미있게 가르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역사는 우리가 암기하면서 배웠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은 성인이 된 이후에 알게 되었다. 역사 속 강대국들이 호구로 전략한 이유 중 공통적인 것은 지나치게 변화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굳이 신기술이나 신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5천 년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피라미드를 건설한 이집트의 경우도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오는 그 시기에 굳이 하면서 기존 기술을 고집하다가 발목이 잡혔고 한때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대 제국을 건설한 오스만튀르크도 마찬가지이다. [역사를 보다]에서는 역사를 시대 흐름에 대해 정리하고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 형식으로 단편 단편 끊어서 소개된다. 그래서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어야 책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배웠던 역사는 주로 유럽인들의 관점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피라미드를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한 것도 자신들보다 문명이 뒤처진 것으로 폄하한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이런 웅장한 건축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앙코르와트도 이미 현지인들은 알고 있었는데 굳이 정글 속에 갇혀 있던 사원을 발견했다고 떠벌렸을까? 영화 속에서도 그리스인들은 대단한 영웅처럼 묘사하고 페르시아 군인들은 마치 악마처럼 표현한 것도 그렇다. 우리의 열등감에 대해 지적을 하고 굳이 우리가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세계사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만약에 그랬더라면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까? 영웅들에 대해 논할 때 그는 과연 영웅일까? 빌런일까?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크므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어릴 적 위대한 영웅이라 배웠던 나폴레옹의 경우도 유럽을 정복하였지만 황제가 되려는 욕심을 부리고 무리한 원정으로 결국 스스로 자멸하고 만다. 그리고 유배지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데 독살로 여태껏 알고 있었는데 또 다른 주장을 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던 뻔한 역사 이야기를 벗어나 사실을 근거로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도록 한다. 유명한 헤로도토스의 말이라면 모두 옳은 것일까? 마찬가지로 사마천의 사기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기록이 확실히 잘 되었던 것도 아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세우지 않는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세세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맞게 대화 형식으로 주고받는 방식이라 보는 사람에 따라서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집중이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또 교훈을 얻는다는 것이다. 강대국들이 어떻게 패권을 잃어갔고 또 신흥 강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살펴본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지혜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