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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봉지라면 재테크 - 돈은 불리고 세금은 줄이는 글로벌 ETF 레시피 16
김광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직장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직장 다니기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세상에 돈 벌기 쉬운 일이 있는 줄 아느냐?'. 그런데 재테크 관련 책을 보면 돈 벌기가 아주 쉬운 것처럼 말을 한다. 돈 되는 부동산을 찾아서 발품 손품 팔아서 대출까지 껴서 투자하면 되고 주식은 우량주 사서 장기간 묻어 두면 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돈 벌기 쉬우면 왜 굳이 힘들게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유튜브 방송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평생 쓸 만큼 여유 있게 돈 벌어서 휴양지에서 편하게 쉬고 있으면 될 일이다. 봉지 라면 끓이듯이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 밥을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봉지 라면이라는 것에서 착안한 듯하다. 물론 더 편한 컵라면도 있지만 최소한 봉지 라면을 끓이는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ETF에 대해 소개를 하였는데 ETF의 종류나 원리 등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물론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최소한 ETF가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환헤지나 선물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책을 읽으며 시키는 대로 따라 한다면 그야말로 묻지 마 투자가 되고 말 것이다.
책이 주된 내용이 펀드의 보수, 수익률, 운영사 등에 대한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MTS나 HTS 등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많은 페이지를 할당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비유를 하자면 라면 종류별로 겉면에 레시피가 나와있는데 라면 종류별 가격, 레시피 등을 정리해놓은 것이라 본다. 책을 읽다 보면 설명이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쉼표 없이 설명을 길게 늘어놓아서 따라가며 읽다가 숨이 찰 지경이다. 보통 투자를 할 때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도록 가이드 하는데 나이에 맞게 은퇴 시점에는 어떻게 굴리는 것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는 점은 마음에 든다. 즉, 내가 투자한 자산이 얼마이며 배당금을 고려하여 매년 투자 원금에서 생활비로 얼마를 차감해야 할지 계산해 준다. 사실 막상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투자는 모르지만 인생은 잘 살고 싶다에서는 저자가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선뜻 와닿지는 않았다. 이렇게 사는 삶도 있고 다르게 사는 방법도 있지만 각자가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는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인지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나의 삶도 남이 대신 살아줄 수는 없기에 후회 없이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니 자부심도 가져야 한다. 탈무드의 명언 중에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돈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책의 뒷면에 투자 공부하지 말고 봉지 라면 재테크로 쉽게 시작하자고 한다. 봉지 라면 이 끓이기는 쉽지만 한계가 있다. 물론 파, 계란, 만두 등을 추가해서 맛을 낼 수 있는데 그것도 부재료들이 첨가되었을 때의 일이다. 세상에 돈 벌기 쉬운 방법은 절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