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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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적에는 역사만큼 재미없는 과목도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 않았고 시험을 준비하면서 암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시험에 나올만한 내용들 위주로만 공부하다 보니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 시험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니 역사가 상당히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억지로 암기해도 되지 않으니 교양 과목과 이야기 소재로서 역사만큼 좋은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에서 영웅들인 했던 행동들이 후세에는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것을 이해하다 보니 지혜라는 것도 쌓이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신화를 소개하는데 신화가 허구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나도 크다. 신화가 이런 내용도 담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시대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았다. 판도라라는 최초의 여성에 대해서도 에덴동산의 이브처럼 폄하할 수도 있고 당시에는 남성 우월주의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을 깎아 내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 내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이 눈에 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쉽지 않았던 시대적 배경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6장에 쑹씨 세 자매 이야기가 특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건 편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적인 특정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를 아우르는 느낌이다. 특히나 우리가 신비롭게 여기는 인도의 경우 카스트 제도에 대해 다루는데 힌두교와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을 한다. 오랜 역사를 지녔고 우리가 모르는 인도에 대해 전부를 설명하려면 책 한 권으로는 어림도 없기에 카스트 제도에 집중하였다. 결국 문제는 그 나라 국민들이 아니라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려는 강대국들의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엉기고 설킨 국제 분쟁의 시초도 일부 강대국들의 지나친 욕심에서 기인하였을 것이다.

책은 주로 흑역사에 대해 밝히는데 제목 그대로 벌거벗기는 것이다. 신의 대리인을 자청하면서 중생을 구제하려는 교황이 오히려 더 탐욕스럽게 권력을 장악하였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부정적으로 부를 축척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권위를 높이기 위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십자군 전쟁을 벌였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세계의 경찰이라 자청하는 미국도 흑역사는 상당히 많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나서 도쿄 전범 재판의 시작은 장대했는지 몰라도 결과는 전범국에 상당히 유리하게 끝났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정도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731부대의 지휘관들을 대우하고 일본 천황과도 뒷거래를 하였다. 일본을 억누르려고 하기 보다 자신의 경제 식민지로 삼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모른다. CIA를 이용하여 남아메리카 대륙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모른척하였다. 우리가 학교 다닐 적에는 배우지 못했던 숨겨져있던 흑역사들이다.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과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하고 대만으로 이동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배웠던 역사와는 상당히 다르다. 냉전시대에 국민학교를 다니고 교육을 받았기에 공산당은 무조건 나쁘다고 사상을 강요받았기에 그들이 원했던 사회주의 이념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좌익과 우익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일부 부자들만 잘 살았고 서민들의 삶은 엄청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했던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관에서 탈피하고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역시 많이 알아야 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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